[느리게 읽기] 골리앗 이긴 다윗…약자를 강하게 만드는 반격의 경전

입력 2014-03-22 07:36:24

통쾌한 반격의 기술, 오자서병법/공원국 지음/위즈덤하우스 펴냄

국내 최초로 '오자서병법'을 소개한 책이다.

'오자서'(~기원전 484년)는 중국 춘추시대 말기 전략가다. 초나라에서 태어났지만 아버지와 형이 억울하게 처형당하자 오나라로 달아난다. 합려의 책사가 돼 그를 오나라 왕으로 즉위시킨다. 오자서 자신은 재상이 돼 초나라 수도를 점령하고, 아버지와 형의 원수를 갚는다. 오자서는 복수와 응징을 위한 인생의 전략을 기획했고, 끝내 성공한다.

오자서는 오나라를 군사강국으로 발전시킨다. 그가 보좌한 합려는 춘추오패의 한 자리를 차지한다. 오자서가 있어 오나라도 굳건할 수 있었다. 합려가 죽고, 이어 오자서도 죽자 얼마 가지 않아 오나라는 월나라에 멸망당하고 만다.

저자는 오자서병법을 '약자를 강하게 만드는 반격의 경전'이라고 평한다. 오자서병법은 작은 오나라가 대국 초나라를 공격할 때 쓴 유격전을 주로 다루고 있다. 다윗이 골리앗을 이긴 사례다. 여기에 더해 골리앗(초나라)은 충성을 다 바친 가족을 죽인 '부당함' 그 자체다. 오자서는 "상대는 크고, 나는 작다. 또 상대는 정도를 잃었다"며 "작은 것이 더 빠르고, 옳은 것이 더 단단하다. 빠른 것으로 느린 것을 치고, 단단한 것으로 엉성한 것을 치면 반드시 이긴다"고 말한다.

저자는 "부당한 것에 대항하는 약자들에게 분명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반격의 기술'을 담은 이 책을 펴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병서가 삶의 지침서가 될 수는 없다. 전쟁의 승패는 한번에 갈리지만 삶은 계속 이어져야 하기 때문"이라며 "한번의 결정적인 승리를 위해 말 위에서 인고하고, 승리를 얻었다면 지체 없이 말에서 내려라"고 강조한다.

책은 오자서병법의 핵심을 이해해 국가를 세운 중국 역사 속 인고의 실력자 4인도 소개한다. 남의 힘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재주를 가졌던 촉나라의 '유비', 다른 나라와 싸울 때 시간과 공간을 적절하게 배합하는 천재였던 명나라의 '주원장', 작은 것을 잃어도 더 큰 것으로 보상받는 데 귀재였던 한나라의 '유방', 현대 중국을 설계한 '모택동'이다. 저자는 특히 모택동이 오자서병법을 가지부터 뿌리까지 완전히 이해한 최고수라고 소개한다.

저자는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국제대학원에서 중국지역학을 전공했다. 이후 10년간 중국 오지를 여행했다. 지금은 '유라시아 신화대전' 저술을 위해 유라시아 전체가 탐험 무대가 됐다. '춘추전국이야기' '여행하는 인문학자' 등을 펴냈고, 번역한 책으로 '중국의 서진' '중국을 뒤흔든 아편의 역사' 등이 있다. 250쪽, 1만6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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