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도 없는데 女공천, 포항 대구북구 울화통

입력 2014-03-21 10:56:34

새누리 "여성 추가 재공모" 최고위는 최종 의결 보류…일부 공천위원 사퇴 고려

새누리당 중앙당 공직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가 대구 북구와 포항시를 여성우선추천지역(옛 전략공천)으로 결정한 것을 두고 대구경북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여성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전략공천 자체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지만, 지역상황에 대한 고려나 인물에 대한 검증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무조건적인 전략공천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포항은 경쟁력 있는 남성 예비후보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데다 여성후보가 있어 전략공천한다고 해놓고 여성 재공모 방침을 밝힌 것은 모순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구 북구의 경우 부단체장과 광역의회 의장직을 던지고 출마한 후보들을 제쳐두고 여성 공천신청자도 없는 상황에서 전략공천을 결정했다는 점에서 정치권과 후보들의 반발이 거세다.

특히 북구 경우 거론되는 여성후보에 대해 여성계 일부에서조차 지지를 보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포항과 대구 북구는 인지도가 가장 낮은데도 친박이라는 이유로 공천하려 한다거나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인물을 여성이라는 이유로 공천을 주려 한다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이를 두고 당 최고위원회와 중앙당 공천관리위의 갈등도 고조되고 있다.

공천관리위는 이미 발표한 여성우선추천지역인 대구 중구, 부산 중구, 서울 종로구 용산구 서초구, 경기 과천시 이천시 외에도 대구 북구, 포항시, 서울 강남구, 부산 남구 해운대구 사상구를 여성 전략공천 지역으로 추가 선정해 달라고 최고위에 요청한 상태다.

하지만 최고위는 이미 출마한 남성 후보들의 반발이 커 최종 의결을 보류했으며, 이에 대해 일부 중앙당 공천관리위원은 사퇴의 배수진까지 치는 등 갈등이 커지고 있다.

공천관리위는 정치적 소수자인 여성들의 기초단체장 출전 기회를 크게 열어 놓아야 한다는 방침이다.

김재원 공천관리위 부위원장은 20일 매일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최고위원회의에서 여성우선추천지역 의결이 보류돼 공천위원 사퇴 이야기가 나온 것은 맞지만, 그만큼 여성의 정치참여를 보장해야 한다는데 공천위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천위에 따르면 여성우선추천지역으로 선정된 지역은 출마자 재공모가 이뤄진다. 이미 여성후보가 공천을 신청했더라도 그 사람의 공천을 확정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여성 출마자의 정치 참여기회를 더 보장한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여성 비례대표 국회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자청해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될 확률이 높은 지역에서는 여성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은희 국회의원은 "여성우선공천제가 구색 맞추기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당헌'당규의 여성우선추천을 실천하려면 최소한 공천관리위가 합의하고 발표했던 '현행 플러스 알파'는 지켜져야 한다"고 밝혔다. 현행 플러스 알파는 시, 도에서 한 곳씩 더 여성 기초단체장을 내야 한다는 새누리당 공천 지침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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