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29일 성인봉 정상부에서 울릉도 특산물인 명이(산마늘)를 채취하던 A씨가 연락이 끊겼다. 수색 결과, 이튿날 오전 정상 270여m 아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같은 달 4일과 12일에도 명이 채취에 나섰던 주민 2명이 목숨을 잃었다. 모두 추락사였다.
해마다 울릉도 명이나물 채취 중에 인명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2011년 3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친 데 이어, 2012년에는 4명이 숨지고 22명이 부상을 당하는 등 1년 만에 2배로 늘었다. 지난해는 3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쳤다. 3년 새 목숨을 잃은 사람만 10명이다. 울릉도 개척 당시 섬사람들의 목숨을 구해서 '명이'라고 불리기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산나물이 지금은 오히려 목숨을 앗아가는 셈이 됐다.
명이 채취로 인명사고가 잇따르자 남부지방산림청 울릉국유림사업소는 올해 한층 강화된 안전기준을 내놨다. 올해 채취기간은 4월 21일부터 5월 10일까지 20일간이다. 기존 30일 전후였던 채취기간을 10일가량 줄였다. 1인 하루 채취량도 지난해 30㎏에서 20㎏으로 제한한다.
안전교육을 이수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채취를 허가하지 않기로 했다. 위치확인에 도움이 되는 노란색 조끼와 호루라기를 갖고 2인 이상 다니도록 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허원조 울릉국유림사업소장은 "잇따르는 인명사고 때문에 올해 산나물 채취 금지도 검토했지만 오히려 단속을 피해 험준한 곳에 들어갈까 봐 안전기준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명이 채취로 인한 인명사고 증가는 명이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명이가 품귀현상을 빚자 채취에 나선 주민들은 급경사의 험준한 곳까지 진출하고 있다. 육지의 불법 채취꾼들이 들어와 뿌리째 캐내 군락지가 훼손된 탓도 크다. 지난해 11월엔 3년간 울릉도에서 명이 13만여 뿌리를 불법 채취한 산나물 도매업자가 구속됐다.
명이는 생채 1㎏ 당 1만8천원~2만원(지난해 기준) 선에 팔린다. 하루 수십만원 벌이도 가능하다. 울릉군에 따르면, 지난해 1천300여 명이 채취허가를 받아 270여t(50억원)을 캤다. 1인 평균 360만원가량을 벌었다. 절임 등으로 가공해서 팔면 2배가량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명이는 아미노산과 비타민 함량이 많아 강장, 피로회복 등에 탁월한 웰빙식품으로 최근 주목받고 있다. 주로 봄철 연한 잎을 따 절임, 장아찌 등을 담그거나 생채를 쌈으로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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