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서촌초등 '아토피 학교'…황토벽돌·친환경 염색 체육복
대구 팔공산 자락에 자리한 서촌초등학교가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이 '아토피 치유 행복학교'로 지정, 친환경 자재로 학교를 꾸미면서 학생 수가 크게 늘었고 학교 건물을 추가로 짓기에 이르렀다.
시교육청의 행복학교 사업은 개별 학교가 처한 교육 환경을 고려해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자는 취지로 도입된 정책. 1호인 서촌초교를 비롯해 각각 외국어 중심, 예'체능 중심 교육과정을 갖춘 가창초교, 유가초교 등 모두 13개교가 행복학교로 지정돼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 중이다.
서촌초교는 2011년만 해도 학생 수가 65명에 그쳤던 소규모 학교. 학교 뒤편에 팔공산, 동쪽과 서쪽에는 각각 왕산과 응해산이 자리해 어느 지역 못지않게 공기가 맑고 깨끗하지만 갈수록 학생 수가 줄면서 폐교 여부를 고민해야 할 형편이었다.
서촌초교는 주변 환경을 활용하는 데서 학교의 활로를 찾았다. 친환경 학교를 표방, 학교 시설을 친환경 자재로 단장하기 시작했다. 모든 교실 바닥에는 오크목을 깔고 좌우 벽면은 황토 벽돌로 쌓았다. 교실 앞뒤에는 편백나무 사물함을 설치하고 목욕실을 따로 둬 편백나무 욕조도 설치했다. 편백나무는 아토피 등 환경성 질환 치유에 도움이 되는 피톤치드를 많이 함유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받는 목재다.
또 학교 인근에는 편백나무 둘레길을 조성했다. 생활한복과 비슷하게 디자인한 보라색 체육복도 이 학교의 특색. 면 소재인 이 체육복은 친환경 염색으로 물들인 것이다.
서촌초교 송인수 교장은 "이 같은 노력 덕분에 학생들이 찾아들면서 학교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며 "현재 학생 수도 120명으로 2011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고 했다.
하지만 '행복한' 걱정거리가 생겼다. 학생 수가 늘면서 강당과 특별교실 등 수업 공간이 부족한 상황에 부닥친 것이다. 예산 등을 고려할 때 100명 남짓한 학생을 위해 필요한 시설을 무작정 늘리기도 애매했다.
고민 끝에 시교육청은 최근 고강도 철골막 구조로 다목적 강당을 지었다. 필요한 경우 시설을 해체, 다른 곳으로 이동해 설치할 수 있다는 게 이 건축 방식의 장점. 또 특별 교실을 확보하기 위해 교장실과 교무실을 학생들에게 내주는 대신 자투리땅에 관리실을 신축, 교사들이 이곳으로 짐을 옮겼다.
시교육청 교육시설지원단 박원식 사무관은 "다목적 강당은 이동할 수 있는 데다 일반 건축물의 25% 정도의 예산으로 지은 것이어서 저비용, 고효율 건물"이라며 "안전성에도 신경을 써 건축가와 대학교수 등 건축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폭설과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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