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해서 더 아픈…그대 이름은 여자

입력 2014-03-17 07:39:59

운명처럼 타고난 여성질환

30, 40대 여성들은 월경과다증으로 빈혈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고, 임신이나 호르몬 작용으로 하지정맥류가 올 가능성도 높다. 퇴행성관절염 탓에 인공관절을 이식하는 환자도 여성 비율이 훨씬 높다.
30, 40대 여성들은 월경과다증으로 빈혈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고, 임신이나 호르몬 작용으로 하지정맥류가 올 가능성도 높다. 퇴행성관절염 탓에 인공관절을 이식하는 환자도 여성 비율이 훨씬 높다.

평균 수명이 늘면서 남녀 모두 온갖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호르몬이나 신체 구조의 차이 때문에 여성은 보다 다양한 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갑상선암 비율도 여성이 남성보다 4, 5배가량 높고, 유방암은 남자 환자가 여자의 1%도 안 된다. 방광염 발생도 여성이 훨씬 높다.

◆심한 철분 손실 탓에 빈혈 심해

빈혈은 혈액 내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가 부족한 상태를 말한다. 근본 원인은 대개 적혈구의 원료라고 할 수 있는 철분 부족 때문. 남성의 경우 철분 부족이 생길 수 있는 경우가 위장관 출혈이나 암 등으로 비교적 드물다. 하지만 여성은 매월 생리로 인한 철분 손실이 커서 빈혈이 생길 가능성이 항상 크다. 30, 40대 가임기 여성의 20%가 월경과다증으로 빈혈의 위험이 높아지고, 젊은 여성들은 무리한 다이어트 탓에 4명 중 1명꼴로 빈혈에 시달린다고 조사됐다.

◆여성 호르몬은 염증반응 증가시켜

류마티스내과 환자의 80~90%는 여성이다. 이유는 호르몬 차이 때문. 여성 호르몬은 염증반응을 증가시키는데 비해 남성 호르몬은 염증을 억제한다. 류마티스질환 대부분이 자가면역반응으로 생긴다. 멀쩡한 자기 몸을 적으로 인식해 공격하는 염증반응 때문에 고통받는다. 무릎 관절이 이런 공격을 받으면 퇴행성 관절염이 생긴다. 그만큼 여성은 관절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 등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인공관절 치환술을 3배나 더 많이 받는다고 알려져 있다.

◆통증 감지 빠르고, 참는 시간은 짧아

여성이 통증에 더 민감하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국제의학학술지 '통증'(Pain)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똑같은 조건의 외부 자극을 가했을 때 느끼는 통증반응에서 여성은 남성보다 감지하는 시간은 빠르고, 참는 시간은 짧았다.

여성은 감성이 발달해 아픔을 빨리 느끼며, 남성은 통증을 일으키는 외부 자극에 신경이 집중돼 통증을 덜 느낀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원시 때부터 여성은 위험을 빨리 알리려는, 남성은 이를 막으려는 본성이 발달했다는 뜻이다.

◆예뻐지려는 마음, 발'다리 건강 해쳐

하지정맥류는 다리의 정맥 혈관이 피부 밖으로 튀어나와 보이는 것을 말한다. 다리나 발의 혈액이 심장 쪽으로 잘 올라오지 못해 정맥에 피가 고이고 늘어나는 병이다. 처음에는 다리가 좀 피곤하고 무거워졌다는 느낌 정도로 그치지만, 아무런 치료없이 그대로 진행되면 통증이 생길 수 있고, 종아리에 쥐가 나서 잠을 깨는 경우도 흔하다. 하지정맥류는 남성보다 여성에게 2배나 많이 생긴다. 여성은 혈액 순환을 돕는 다리 근육량이 적어 혈관에 피가 고이기 쉽고, 임신이나 생리 호르몬의 영향 탓에 피흐름을 제어하는 판막 기능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맵시있는 다리 모양을 위해 신는 하이힐도 여성의 적이다. 체중이 앞으로 쏠리면서 발가락이 볼이 좁은 앞쪽으로 심하게 쏠린다. 발가락 모양을 잡아주는 인대가 수축한 채로 굳어버리면 무지외반증이 생긴다.

도움말=한국건강관리협회 경북'대구북부건강검진센터 허정욱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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