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FC 세 남자 새 바람…"1부 리그 진출" 같은 꿈

입력 2014-03-15 08:00:00

2014 시즌 감독·코치…통영 대구 광주 다른 고향, 술 "못 마셔"부터 "꽤 먹죠"

올 시즌 2부 리그(K리그 챌린지)에서 출발하는 대구FC의 최덕주(가운데) 감독과 정정용 코치(왼쪽), 김인수 코치가 13일 대구 스타디움에서 올 시즌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올 시즌 2부 리그(K리그 챌린지)에서 출발하는 대구FC의 최덕주(가운데) 감독과 정정용 코치(왼쪽), 김인수 코치가 13일 대구 스타디움에서 올 시즌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프로축구 K리그 챌린지(2부 리그)에서 2014시즌을 시작하는 대구FC. '세 남자'가 대구FC의 운명을 쥐고 있다.

대구FC 코칭스태프 최덕주(54) 감독과 정정용(45) 수석코치, 김인수(43) 피지컬 코치다. 대한축구협회에서 유소년 전임 지도자로 인연을 쌓은 세 남자는 올해 초 대구FC 유니폼을 입었다. 최 감독이 대구FC 비상대책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제7대 사령탑으로 부임한 후 두 코치를 영입했다.

이들의 이력을 들여다보면 아마추어리즘, 아카데미즘이 잔뜩 묻어난다. 1980년 후반 일본으로 건너가 선수생활을 하고 지도자의 길을 걸은 최 감독은 2007년 국내로 돌아와 대한축구협회 유소년 전임 지도자로 나섰다. 2009년에는 17세 이하 여자청소년대표팀을 맡았고, 2010년 17세 이하 여자 월드컵에서 한국을 우승으로 이끌며 지도자 능력을 인정받았다. 2012년에는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월드컵 국가대표팀의 부름을 받아 수석코치로 활동했다.

정정용 수석코치는 13, 14, 16세 이하 청소년대표팀 감독, 21세 이하 국가대표팀 감독을 역임했다. 그는 한국 축구의 미래인 유'청소년 선수들을 지도하며 경력을 쌓았다. 김인수 피지컬 코치는 2007년부터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로 활동하며 청소년대표팀 코치 등을 맡았다.

세 남자는 축구 지도자로 인정받을 만한 경력을 충분히 갖췄다. 이들은 탄탄한 팀워크로 대구FC 선수들을 조련, 이달 22일 개막하는 K리그 챌린지에서 조용한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태국 치앙마이'파탸야, 목포 국제축구센터로 이어진 대구FC 동계 전지훈련을 지켜본 축구 관계자들은 세 남자가 빚어내는 조화가 예사롭지 않다고 했다. 축구를 이론적으로 무장한 이들은 철저하게 시스템에 따른 훈련을 한다. 훈련량이 많아 보이지 않지만, 적은 편도 아니다. 훈련은 계획에 따라 집중력 있게 한다. 선수들은 입에 단내가 날 정도로 힘들기도 하지만, 재미있다고 한다.

세 남자의 축구 지도 스타일은 단순하지만 일관성을 갖추고 있다. 체력을 바탕으로 서로 돕는 유기적인 플레이, 즉 팀워크 중심의 플레이다. 최 감독의 축구 철학은 외국인 선수 선발 과정에서 묻어났다. 그는 "우리 팀 전력상 공격진에 기량 있는 외국인 선수가 필요하지만, 팀워크를 해치는 스타일의 선수는 뽑지 않을 계획"이라고 했다. 최 감독은 아직 외국인 선수를 뽑지 않았다.

세 남자는 겉으로는 어울리지 않을 듯하다. 최 감독은 경남 통영, 정 코치는 대구, 김 코치는 광주 출신이다. 지연'학연이 전혀 없다. 술자리 특성도 판이하다. 최 감독은 그냥 한두 잔 하는 분위기 파이고, 정 코치는 술을 못한다. 김 코치는 꽤 술을 잘한다. 공통점이 별로 없는 세 남자다.

프로축구 관계자들은 올 시즌 세 남자가 펼칠 축구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 프로 무대에서 선수, 지도자 경험이 없는 이들이 아마추어리즘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를 지켜보는 것이다. 대구FC는 지금까지 코칭스태프의 무덤이었다. 초대 박종환 감독이 4년간 팀을 맡아 비교적 장수한 편이었지만 이후 변병주(3년), 이영진(2년), 모아시르(1년), 당성증'백종철(1년) 감독으로 이어지면서 수명은 급격히 줄어들었다. 최근 3년 사이에는 감독 4명이 이름을 올렸다. 감독 자리가 파리 목숨과 비교될 만했다.

현재 대구FC를 한 발 비켜 지켜보는 팬들은 조심스럽지만 세 남자의 성공 가능성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팬들은 유소년 대표와 국가대표 등 한국 최고의 엘리트 선수를 발굴'육성한 세 남자의 경험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대구축구협회 최태원 부회장은 "태국과 목포를 찾아 대구FC의 훈련 모습과 평가전을 지켜봤는데,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를 한 경험이 그라운드에 묻어났다. 잘 돌아가는 기계처럼 훈련 내용이 시스템을 갖춘 것 같았다. 공부 잘하는 학생들을 만드는 느낌을 받았다"며 "대구FC가 올 시즌 어떤 '매직'을 펼칠지 기대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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