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他社·다기종 정비…한국기술력 세계 누빌 날개 단다
미국과 프랑스를 비롯한 세계 항공산업 선진국들은 보잉, 에어버스 등 핵심 선도기업을 중심으로 클러스터를 조성해 전략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 항공산업 클러스터의 매출액은 2012년 121억달러로 캐나다 전체 항공 부문(228억달러)의 53%나 된다. 캐나다 정부가 항공산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책적으로 클러스터를 육성한 결과다. 싱가포르의 항공산업단지 '셀레타 에어로스페이스 파크'의 선도업체인 ST 에어로스페이스는 군용기 정비사업으로 출발해 민항기 정비로 확장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했다.
정부는 2010년 항공산업발전 기본계획을 수립해 2020년 매출 200억달러, 수출 100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항공산업 육성에 나섰다. 경상북도와 영천시는 세계 최대 항공우주기업 보잉의 투자 유치를 기반으로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에 '항공전자산업 부품단지(에어로 테크노밸리)' 건립을 추진 중이다.
◆경북도'영천시, 항공산업 육성 의지 강해
경북도는 2010년 정부의 항공산업발전 기본계획에 발맞춰 항공우주기술혁신센터를 설립한 뒤 항공전자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의 항공우주기업인 보잉사의 투자를 이끌어내며 핵심 선도기업을 유치했다.
영천시 녹전동에 들어서는 보잉 항공전자 MRO(항공기 정비 서비스)센터는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와 메디컬몰드(의료기기 금형) 생산기술센터 등이 들어선다. 센터 부지 4만7천880㎡는 보잉사에 50년간 무상으로 임대한 뒤 계약을 연장할 방침이다. 항공전자 MRO센터의 진입도로 및 대체 농로 개설도 서두르고 있다. 보잉은 오는 11월 항공전자 MRO센터의 상업운영을 시작해 대구 공군기지의 F-15K 슬램이글 60대의 유지'보수 및 정비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보잉은 항공전자 부품 정비 서비스를 공중조기경보통제기(AEW&C)와 아파치 헬기, 치누크 헬기 등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타사 항공기의 항공전자 시스템 및 민간 항공기로 정비 대상 기종도 넓히기로 했다.
보잉은 F-15K 등 다양한 항공기의 항공전자부품을 유지'보수, 정비하기 위해 첨단 자동 시험 장비인 '다기종 항공전자 시험 시스템'을 여러 대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영천시 관계자는 "항공전자 MRO센터의 핵심 고가 장비인 '다기종 항공전자 시험 시스템'은 북미지역 이외에는 한국에 처음 도입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북도와 영천시는 보잉의 항공전자 MRO센터 인근에 국책사업으로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를 구축한다. 항공전자 부품의 시험평가 및 인증을 통해 부품 개발과 제품화를 지원하는 시설이다.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에는 온'습도 시험평가실과 충격'충돌 시험평가실, 전원'전력 시험평가실, 통신 시험평가실, MRO 자동점검 시험평가실 등이 들어선다. 항공전자부품 시험평가 및 MRO 자동점검 장비 20여 종도 연차적으로 갖추게 된다.
이진학 경북도 항공산업 정책보좌관은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가 건립되면 보잉의 항공전자 MRO센터와 협력체제 구축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며 "항공전자부품의 국제인증 및 제품화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현재 1단계로 구축 중인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의 장비와 시설 규모를 더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전자 및 방위산업 전자 분야 경쟁력 있어
경북도와 영천시는 보잉 항공전자 MRO센터와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 조성을 발판으로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에 항공전자부품 클러스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항공전자 부품 기업, 연구개발(R&D) 기관, 교육'지원시설 등을 한곳에 모아 항공전자산업 부품단지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보잉과 함께 항공전자산업 부품단지를 아시아 태평양지역 허브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경북도는 지난해 10월 '항공전자산업 연계형 거점 부품단지 조성사업' 기본계획 수립 및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을 산업연구원에 의뢰했다. 항공전자산업의 입지 타당성과 경제성, 클러스터 파급 효과 등을 연구하는 작업으로 이달 중순쯤 중간보고회를 열 예정이다. 영천시는 기업 유치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이달 5일 에어로테크노밸리 조성에 따른 항공 및 관련 산업 유치 유망분야 분석 및 발전전략 수립 연구 용역에 착수했다.
안영수 산업연구원 방위산업실장은 "영천이 항공전자 및 방위산업 전자 분야를 육성할 경우 경쟁력이 있다"면서 "에어로테크노밸리의 유치 대상 업종을 항공우주 분야의 완제기, MRO, 항공전자부품뿐만 아니라 방위산업 분야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경북도와 영천시는 항공전자산업 부품단지 조성과 관련 용역결과가 나오는 대로 산업통상자원부에 예비 타당성조사 대상사업으로 신청할 예정이다.
◆정부 차원 육성정책 필요
항공전자산업은 정부 차원의 육성 정책이 필수적이다. 선진국의 기술이전이 제한된데다 국내 항공기술기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항공 전문가들은 항공전자산업 부품단지의 부지인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를 하루빨리 개발해야 항공기업 유치도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해 10월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 사업계획 조사용역을 국토연구원에 의뢰했다. 국토연구원은 산업입지 여건 분석, 기업체 수요조사 등을 바탕으로 오는 4월 용역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종수 영천 부시장은 최근 산업연구원을 방문해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 개발의 당위성을 거듭 강조했다. 최종영 LH 대구경북본부장은 "국토연구원의 용역 결과에 따라서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 사업시행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보잉은 영천의 항공전자 MRO센터를 통한 항공기 수명주기 지원 분야의 신규사업 추진을 위해 지난해 12월 휴니드테크놀러지스, 엘리스라와 협약을 체결했다. 3사는 휴니드테크놀러지스의 전자전 솔루션 역량을 확대하고 엘리스라의 국내 및 글로벌 시장 진출에 협력하기로 했다. 휴니드테크놀러지스는 무선통신 분야의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차기 군전술통신망, 데이터 링크, C3N(지휘, 통제, 통신 및 네트워크) 사업, 전투체계 분야 등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기업이다. 엘리스라는 전 세계에 육'해'공군용 첨단 시스템의 설계, 개발, 생산, 통합 등을 지원하는 다국적 방위전자기업 엘빗시스템즈의 계열사다.
영천 민병곤 기자 minbg@msnet.co.kr
장성현 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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