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사관'(副士官)을 흔히 군대의 허리라고 말한다. 오랜 군 경험에서 나오는 노련함과 직무 능력에다 부대를 통솔하고 비상시 지휘관을 대신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서다. 한마디로 부사관은 군 핵심 전력이자 병사와 장교 간 연결고리다. 부사관이 제 역할을 못하는 군대는 전투력에서 큰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
부사관의 다른 이름은 '말뚝'이다. 많이 달라졌지만 30, 40년 전 군대생활을 한 대다수 기성세대는 부사관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고 있지 않다. 속칭 '짬밥'을 내세워 사병을 어렵게 하는 중간 계급으로 통했다. 병사들이 의지할 수 있는 선임자로서의 존경심보다는 노회하고 겉도는 상급자 이미지가 강했다.
미 육군의 부사관인 서전트(Sergeant)는 우리와 비교해 역할과 대우 등에서 많이 다르다. 모병제인 탓에 장교 이외 사병'부사관은 모두 '인리스티드 맨'(Enlisted Man)이지만 서전트로서의 자긍심과 기대는 훨씬 높다. 부사관은 우리의 병장 격인 서전트(E-5)에서부터 스태프 서전트(하사), 서전트 퍼스트 클래스(중사), 퍼스트 서전트(상사)로 분류되고 부사관 최고 계급인 E-9은 서전트 메이저(주임상사), 커맨드 서전트 메이저(부대별 주임상사)와 미 육군에 단 한 명뿐인 '서전트 메이저 오브 더 아미'(미 육군 주임상사)로 나뉜다. 육군 주임상사는 각 부대의 사병'부사관을 상담하고 상부에 고충을 전달하는 최고위 부사관으로 봉급이나 명예 등에서 장성 못지않은 대우를 받는다.
국방부가 현재 부사관의 최고 계급인 원사 위에 '현사'(賢士)를 두기로 했다. 미군의 E-9 계급이다. 신설 부사관 명칭 조사에서 '어질고 덕 많은 부사관' 의미의 현사를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2016년부터 부사관은 하사'중사'상사'원사 4계급에서 5계급 체계로 바뀌고 현사는 전체 부사관의 2% 전후로 맞출 계획이다. 20년 만에 이뤄진 부사관 계급의 변화로 300억 원의 예산이 더 들지만 군 전력의 전문'정예화 추세에서 불가피하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반론도 없지 않다. 네티즌들은 '감투가 더 생겨 사병만 괴롭겠다' '하사'중사 등 하급 부사관 계급을 세분화했어야'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는 부사관에 대한 이미지가 여전히 우호적이지 않다는 방증이다. '말뚝'이 되지 말고 허리 역할을 잘 수행하라는 비판적 주문에 귀 기울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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