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곡역 대구수목원 꽃망울…문양역 봄나물 향기 가득

입력 2014-03-10 10:38:46

'봄은 도시철도를 타고∼'

대구수목원을 찾은 시민들이 활짝 핀 봄꽃 향기를 맡고 있다.
대구수목원을 찾은 시민들이 활짝 핀 봄꽃 향기를 맡고 있다.
등산객들이 문양역 앞에서 봄나물을 구경하고 있다.
등산객들이 문양역 앞에서 봄나물을 구경하고 있다.

봄이 성큼 다가왔다. 휴일인 8, 9일 대구의 낮 최고 기온이 7.8~9.3℃까지 오르자 많은 시민들이 가족 나들이에 나섰다. 대구도시철도 1호선 종점인 안심-대곡, 2호선 영남대-문양역을 찾아 대구 외곽에서 불어온 봄기운을 만나봤다.

◆안심역-농사 준비 바쁜 반야월 연근단지

도시철도 1호선의 동쪽 끝자락 안심역 주변 반야월 연근단지는 농사 준비로 분주했다. 농부들은 밭에 흰 비료 포대를 군데군데 쌓아두고 농사의 시작에 앞서 지력을 높이는 데 힘썼다. 얼음이 녹은 밭에서는 마지막 연근을 수확했다. 장재술(56'동구 방촌동) 씨는 "지난겨울은 예년보다 춥지 않아 겨울에도 연근을 많이 수확했다"며 "올봄부터 시작하는 농사도 잘되기만 바라고 있다"고 했다.

◆대곡역-봄꽃 단장 한창 대구수목원

1호선 서쪽 끝 대곡역은 대구수목원으로 향하는 봄 나들이객으로 붐볐다. 수줍게 새싹을 내민 나무들 앞에서 아버지와 아이가 봄 이야기를 나눴다. 팔짱을 낀 연인은 정원을 걸으며 봄을 재촉했다. 이용승(37'달서구 상인동) 씨는 "겨울의 차가움을 견디고 올해도 어김없이 봄이 오고 있음을 느낀다"며 "이른 감이 있지만 군데군데 핀 꽃이 예쁘다"고 했다.

수목원 직원들도 봄 단장에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직원 박효선 씨는 "좀 더 따뜻해지면 방문객이 평일 3천 명, 주말 5천 명에 이를 것이다"고 했다.

◆영남대역-생동감 찾은 대학가

2호선 동남쪽 종착지 영남대역 출구엔 한 무리의 대학 신입생들이 왁자지껄하며 젊음을 발산했다. 화사한 옷차림이 캠퍼스에도 봄이 왔음을 알렸다. 영남대 노천강당 앞에서 만난 최진영(27) 씨는 "도서관 앞에만 모여 있던 학생들이 날이 풀리자 캠퍼스 곳곳을 걷는다"며 "평일에는 새로운 출발을 힘차게 시작하려는 학생들로 캠퍼스가 시끌벅적하다"고 했다.

주변 골목 옷가게 마네킹은 알록달록한 봄옷을 입고, 손님을 유혹했다. 강은혜(25'여) 씨는 "학생들의 옷에서 봄기운이 느껴진다"며 "'러브로드'에 벚꽃이 피면 캠퍼스는 낭만으로 가득 차게 될 것"이라고 했다.

◆문양역-봄나물 가득한 등산로

2호선 북서쪽 마지막 역인 문양역 주변에서는 등산객들과 봄나물을 팔러 나온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봄이 왔음을 알렸다. 종착역에 내린 시민들은 왕복 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마천산 산행에 발걸음을 재촉했다.

주변 식당들은 점심때가 되자 하산객들이 주문한 매운탕, 찌개 등을 준비하느라 구수한 냄새를 풍겼다. 한진환(48) 씨는 "겨울 등산은 다칠 위험이 있어 자주 오기 어려웠지만 따뜻해지면 아내와 함께 매주 이곳을 찾아 자연을 만끽하고 싶다"고 했다.

이곳에서 농작물을 파는 김환조(75) 씨는 "날이 많이 풀려 냉이, 쪽파, 상추도 슬슬 나오기 시작했다. 이달 들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고 했다.

서광호 기자

김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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