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지켜낸다는 것/ 팡차오후이 지음/ 박찬철 옮김/ 위즈덤하우스 펴냄
'수신(修身)을 잃은 세대를 위하여.' 저자는 이렇게 책을 끝맺는다. 책의 부제인 셈이다. 저자인 팡차오후이는 2000년대 초반부터 칭화대에서 '유가경전입문' 강의를 했다. 송'명 시기 이학(理學)을 바탕으로 유교'도교'불교의 경계를 넘나들며 현대인이 안은 마음의 문제를 점검했다. 저자의 강의는 지난 10년간 칭화대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얻었다. 이 책은 그동안 저자가 했던 강의를 정리한 것이다.
수신은 가장 오래된 자기계발 코드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수신을 그저 참고, 경거망동하지 않는 일 정도로 생각한다. 하지만 수신은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온갖 종류의 번민과 스스로 싸워 이기는 정신의 전쟁과 같다.
그래서 책이 소개하는 수신의 기본 요소들은 정신의 병법인 셈이다. ▷수정(守靜'고요히 앉아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 ▷존양(存養'마음을 살펴 하늘의 뜻을 찾는 것) ▷자성(自省'패러다임을 깨고 한계를 허무는 것) ▷정성(定性'고난의 압박에서 자신을 지키는 것) ▷치심(治心'양심을 지켜 자유를 누리는 것) ▷신독(愼獨'철저하게 자신과 마주하는 것) ▷주경(主敬'나라는 생명을 사랑하는 것) ▷근언(謹言'언행을 삼가 군자에 이르는 힘) ▷치성(致誠'지극한 정성으로 자신을 완성하는 것) 등 9가지다.
저자는 수신에 대해 평생의 숙제라고 강조한다. 대학(大學)의 한 구절을 빌려 말한다. '천자에서부터 평민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이 수신을 근본으로 삼는다.' 지식을 습득하는 것과 달리 덕성과 인격은 공부한다고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실천을 통해 얻을 수 있다. 수신이 그렇다. 삶의 조건이 무너질 때마다 삶 전체가 흔들리는 유약한 현대인들이 세파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을 지켜낼 수 있는 강력한 힘은 수신이다.
저자는 "전통의 생명력은 현대인의 생활 속에 있는 문제에 해답을 주는 데 있다"며 "쇠퇴하던 유학이 최근 빛을 보게 된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오늘날 유학에 창조적인 전화와 이론적 재구성이 필요하다면 우선 이뤄야 할 부분이 바로 실천적 과정이다"고 말한다.
저자는 현재 칭화대 인문대학 역사학과'사상문화연구소 교수, 중국인민대 공자연구원 겸직 연구원으로 있다. 하버드대와 대만 포광대, 서울대를 찾아 중국 사상사를 연구 및 강의하기도 했다. 겸손하면서도 깊은 성찰을 바탕으로 한 저자의 강의는 청중의 고하를 막론하고 탄식을 자아내게 하는 탁월함으로 중국 최고의 인문 강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324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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