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맘 먹고 장만한 값비싼 등산용품…이렇게 관리하면 오래 사용해요
우리나라 등산 인구는 1천800만 명으로 추산된다. 특히 화사한 꽃들이 피어나는 봄은 유난히 등산객들이 많아지는 계절이다. 등산용품은 가격대가 만만치 않다. 고가의 등산용품을 오랫동안 사용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등산 한 번 갔다 오면 땀과 이물질로 쉽게 더러워지는 등산용품의 올바른 관리법을 정리했다.
◆기능성 막 손상=등산복 교체
기능성 등산복은 산행에 특화된 소재로 만든 것을 말한다. 안전한 등산을 위한 필수품인 만큼 다양한 기능을 자랑한다. 발수성은 표면에 물이 잘 스며들지 않게 하는 성질을 말한다. 원단 표면에 물이 스며드는 것을 방지하는 기능이 있다. 방수는 안으로 물이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는 기능으로 옷 안쪽에 기능성 막이 있다. 투습은 땀과 같은 수증기 상태의 물을 바깥으로 배출하는 기능을 말하며 속건은 쉽게 마르는 성질, 방풍은 바람을 막아주는 기능을 의미한다.
제대로 활용하려면 올바른 착용법을 알고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등산할 때 옷을 입고 쉴 때 땀을 말리려고 옷을 벗는다. 하지만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면 등산할 때 옷을 벗어 체온이 상승하는 것을 막고 쉴 때 체온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옷을 입어야 한다.
기능성 등산복의 유통 기간은 딱히 정해진 바가 없다. 사용'관리하는 방법과 소재에 따라 수명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기능성이 급격히 떨어지면 수명이 다한 것이다. 특히 기능성 소재 내부에 있는 기능성 막이 손상되었을 때는 등산복을 교체해야 한다. 기능성 막의 손상 여부는 간단한 방법으로 확인할 수 있다. 뜨거운 물이 든 종이컵 위에 등산복 재킷과 유리판을 올려놓은 뒤 수증기가 맺히는지 관찰하면 된다. 기능성 등산복은 투습 기능을 갖고 있는데 유리판에 수증기가 잘 맺히지 않는다면 기능성이 저하된 것으로 봐야 한다. 발수 소재 등산복의 경우 발수력이 떨어졌다고 판단되면 발수 스프레이를 사용해 발수성을 어느 정도 회복시킬 수 있다.
◆불과 천적인 기능성 등산복
기능성 등산복은 화재 위험에 노출돼 있다. 내열성 기능을 갖춘 기능성 등산복도 있지만 대부분 불에 쉽게 녹아내리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2009년 6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화왕산 화재 당시 등산복을 입은 사람들이 더 많은 피해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기능성 등산복이 화재에 특히 취약하기 때문이다.
최근 한 TV 프로그램이 실시한 실험을 보면 기능성 등산복이 불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실감할 수 있다. 모닥불 앞에 일반 옷과 기능성 등산복을 입은 마네킹을 앉혀둔 뒤 강풍기를 이용해 옷에 불씨가 튀도록 했다. 그 결과, 일반 옷의 경우 작은 구멍은 생겼지만 마네킹은 손상을 입지 않았다. 반면 기능성 등산복은 불씨가 닿자 녹아내리기 시작하더니 금세 불이 붙어 마네킹이 심하게 훼손됐다. 만일 산에서 불이 났다면 아찔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실험이었다.
◆세탁 시 섬유유연제 사용 금물
기능성 등산복을 세탁할 때 섬유유연제를 사용하면 기능성이 크게 떨어진다. 옷 표면에 남아 있는 섬유유연제 성분이 지속적인 마찰을 일으켜 기능성 막을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드라이클리닝도 금물이다. 기능성 막에는 물방울보다 2만 배 작은 미세 구멍이 있는데 이를 통해 땀을 말려주거나 습기를 배출한다. 드라이클리닝을 하게 되면 기름이 미세 구멍을 막아서 기능을 저하시킨다.
기능성 등산복은 미지근한 물에서 손세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탁할 때는 형태 변형 등을 방지하기 위해 지퍼, 단추 등을 잠그는 것이 중요하다. 중성세제를 넣은 후 손 또는 부드러운 솔 등으로 살살 세탁해야 한다. 세탁 시간은 10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목깃이나 소매 등이 부분적으로 오염되었을 경우에는 중성세제를 바른 뒤 가볍게 문질러 오염을 제거해주면 된다.
부득이하게 세탁기를 사용할 때는 다른 옷과 함께 세탁하는 것은 피하고 세탁망에 넣은 뒤 가장 약한 강도 아래 짧은 시간 세탁해야 한다. 최미경 동아백화점 쇼핑점 K2 매니저는 "대부분의 등산복은 방수, 방풍, 투습 등의 기능성 처리가 되어 있기 때문에 세탁 시 유의해야 한다. 세탁을 할 때에는 옷 안쪽의 라벨을 반드시 참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접어서 보관하면 기능성 손상
기능성 등산복은 세탁법만큼 건조 방법도 중요하다. 세탁이 끝나면 비틀어 짜지 말고 옷걸이에 걸어 통풍이 잘 되는 그늘에서 말려야 한다. 햇볕에 말리면 옷이 변형될 수 있다. 빨리 말려야 한다면 다리미를 저온으로 맞추고 기능성 등산복 위에 흰 천을 깐 뒤 다리미질을 하면 된다. 기능성 등산복을 보관할 때는 반드시 옷걸이에 걸어서 해야 한다. 접어서 보관할 경우 접은 부위에 압력이 가해져 기능성이 손상될 수 있다.
◆등산화는 부드러운 천으로 이물질 제거
등산화는 등산 후 이물질을 바로 제거해 주어야 한다. 딱딱한 솔 등을 사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오염이 심하지 않으면 부드러운 솔로 먼지를 털어낸 후 더러운 부분만 젖은 헝겊으로 닦아주면 된다. 반면 이물질 등이 많이 묻어 있을 경우에는 미지근한 물에서 스펀지 또는 부드러운 천 등을 활용해 이물질을 제거해야 한다.
깨끗이 닦은 등산화는 통풍이 잘 되는 그늘에서 말려야 한다. 특히 가죽은 태양에 말리면 형태가 변하기 때문에 직사광선을 피해야 한다. 보관 시에는 신문지를 넣어 습기를 제거하고 형태를 보존하기 위해 끈은 조여 놓아야 한다. 등산화의 방수 기능은 영구적이지 않기 때문에 3개월에서 6개월마다 방수제를 뿌리면 오래 사용할 수 있다.
등산 모자도 중성세제를 사용해 미지근한 물에서 살살 비벼 빨아야 한다. 건조는 마른 수건을 모자 안에 넣은 후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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