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구오페라재단, 오페라오케스트라 살려야

입력 2014-03-08 07:12:09

대구국제오페라오케스트라(DIOO)가 재정 문제로 해산 위기에 몰렸다.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개최 때 조직된 DIOO는 연주 수당을 받는 형태로 유지돼 왔다. 2003년 대구오페라하우스 개관과 함께 전속 오케스트라의 창단 필요성이 제기됐으나, 재정 문제로 대구시가 차일피일하면서 9년을 끌어온 끝에 결국 해체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DIOO는 올해 공연장 상주 단체 육성 지원 사업에서 탈락하고, 버팀목이던 사회적기업 지원이 3년째를 맞아 60%로 줄면서 결정적인 타격을 받았다. 또한, 지난해 대구오페라재단 출범으로 고용과 처우 문제가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재단이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서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이는 "희망도, 비전도 없이 버텨오면서 오페라재단이 설립되면 안정될 것으로 믿었지만, 더 이상은 어렵다"는 박은지 음악감독의 말에서도 잘 드러난다.

DIOO는 지난 10년 동안의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서 대구시립오페라단, 민간 오페라단과의 공연은 물론, 여러 부대 행사에 출연하는 등 큰 역할을 했다. 특히 지난해 축제 때의 '토스카' 공연에서는 거장 다니엘 오렌의 지휘를 무리 없이 소화하면서 '토스카'가 대상작에 선정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이러한 역할에도 DIOO에 대한 대구시나 축제조직위의 대우는 인색했다. 고용 불안정은 물론, 연간 70여 회의 공연에도 월평균 100만 원 정도의 수당을 받았을 뿐이다. 그것도 사회적기업 지원까지 포함해서다. 이는 대구시와 축제조직위원회가 아무 책임 의식 없이 버려둔 것과 같다. 박은지 음악감독의 말처럼 희망도 주지 않고, 마냥 버텨주기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염치없다.

DIOO의 안정은 곧바로 재정 문제와 연결돼 어려움이 많지만 빨리 해결해야 한다. DIOO가 없으면 당장 올해 축제 때부터 어려움을 겪게 된다. 또한, 활용도뿐 아니라 오페라오케스트라가 없는 오페라하우스는 대외적인 위상과도 맞지 않다.

DIOO 문제 해결 책임은 분명히 대구시와 대구오페라재단에 있다. 이런 점에서 신임 재단 대표와 함께 재단 설립 때 이사진에 참여한 3명의 유력 경제인이 역량을 발휘해 주기를 기대한다. 수많은 전문가를 제쳐 두고, 당연직인 대구시장과 대구시 문화체육국장을 제외한 10명의 이사에 경제인을 3명이나 임명했을 때는 그에 맞는 합당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봉사와 다름없을 정도로 9년이나 희생한 DIOO에게 더는 희생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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