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반떼 부품·쏘나타 내장재 염색 맡아서 했죠"…㈜삼광염직

입력 2014-03-07 07:22:07

남들과 차별화된 아이템 도전 끊임없는 기술 개발 연구·투자

대구염색산업단지에 있는 ㈜삼광염직은 5일 열린 대구국제섬유박람회에서 슈퍼섬유 기능을 살린 염색 기술을 선보이며 참가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아라미드 등 난염성 슈퍼섬유 염색전문기업인 삼광염직은 28년 역사에서 절반 가까이 기술개발에 집중 투자해 앞선 기술력으로 '선도 기업'으로 성장한 회사다.

◆일반 의류에서 산업용으로

1986년도 대구 서구 이현동에서 문을 연 삼광염직은 1990년대 중반 대기업 소속의 염색업체도 개발하지 못한 스판덱스(SPANDEX'스판소재) 직물을 개발하면서 첫 부흥기를 열었다.

이후 1995년 면교직물 등의 교직물 염색기술을 개발했다. 무엇보다 회사는 기술을 개발하면서 시장 확보에도 열을 올렸다. 해외 수출에도 집중해 1999년 수출유망중소기업으로 선정됐다.

회사 관계자는 "매출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설비 투자가 진행됐고 늘어나는 염색물량을 감당치 못해 2003년 비산염색단지로 확장 이전 했다"고 말했다.

일반 의류 염색으로 성장한 삼광염직은 2000년대 초반 2세 경영자인 안병준 전무가 입사하면서 새로운 아이템에 대한 도전을 시작했다. 안 전무는 "의류용 섬유는 사라지지 않을 소재이기는 하지만 고부가가치, 미래 성장 가능성 등을 고려했을 때 산업용 섬유에 대한 준비가 필요할 것 같았다"며 "남들과 차별화된 아이템 개발을 위해 투자를 했다"고 말했다.

안 전무는 2004년 개발팀을 외부에서 충원, 정부과제 및 대학, 정부출연연구소 등과 교류를 시작했다. 이때부터 삼광염직은 다양한 염색기술을 개발해냈다. 2005년 나일론 논우븐(nonwoben'부직포) 염색가공 기술을 개발했으며 2006년 염색이 어려운 섬유 중의 하나인 아라미드 섬유 염색가공 기술을 개발, 2007년 2건의 특허를 등록했다.

회사 관계자는 "2007년 아라미드 계열의 다양한 염색 기술을 개발했다"며 "2004년 이후 산업용 섬유를 취급할 수 있는 기술력이 급격히 증가했다"고 말했다.

2007년부터는 인조피혁용 부직포 용출'염색가공기술을 개발해 매출이 나기 시작했다. 회사 측은 "현재 2013년 기준 아라미드 및 부직포 인조피혁 등 산업용 섬유가 회사에서 차지하는 매출이 약 30%에 이르고 있다"고 밝혔다.

◆자동차부품으로까지 진화

의류용에서 산업용 섬유로 전환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삼광염직은 한 단계 더 나아갔다. 2010년엔 현대자동차와 공동으로 디젤 차량 엔진의 소음과 진동을 줄이는 엔진 내부 커버 부품을 연구개발했다. 약 2년여의 개발기간 동안 아라미드 계열 섬유를 이용해 가공염색한 후 흡음재용 부직포로 만든 다음 성형 전 형태고정 처리를 했다. 하지만 엔진부품의 특성상 고온과 형태고정 처리 공정에서 변색이 일어날 수 있다. 삼광염직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염색기술과 별도로 메타 아라미드(META ARAMID'난연성 섬유) 염색가공 기술을 추가로 개발해냈다.

회사 측은 "2012년 현대자동차, NVH KOREA와 공동으로 신기술인증(NET)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뤘다"며 "지난해부터 아반떼 디젤, K3 디젤 차종에 우리가 개발한 부품이 적용됐고 올해 신규 차종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광염직은 이러한 자동차부품 기술력을 앞으로 주력 생산 아이템으로 삼을 예정이다.

또 삼광염직은 자동차 내장재 부분에 최근 유행되고 있는 극세사 인조피혁 시트 제품 중 그랜저 및 SUV 차종에 적용되는 극세사 부직포 인조피혁의 용출 및 염색을 임가공하고 있다.

안 전무는 "자동차 섬유 내장재 및 섬유 부품 전문 염색가공업체로 최근 호황을 누리고 있다"며 "최근 양산준비 중인 신형 쏘나타까지 삼광염직에서 용출 및 염색을 수주받았다"고 말했다.

◆한계 없는 기술력

삼광염직의 기술개발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회사는 2010년 5억원, 2012년 15억원의 설비투자를 하는 등 계속해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있다.

신발 전문 브랜드 트랙스타와는 공동개발로 메타 아라미드를 이용한 공군조종화를 개발, 2013년 하반기에 시험용으로 200족을 생산했으며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또 신발브랜드 및 원단업체들과의 지속적인 개발을 통해 K2, 네파, 레드페이스, 블랙야크 등 아웃도어 재킷 및 등산화용 파라 아라미드(PARA ARAMID'강도가 높은 섬유)를 염색가공해서 원단업체 및 신발업체에 납품, 양산 중이다"고 밝혔다.

삼광염직이 기준이 까다롭다는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기술력을 확보한 데 이어 조달청, 군납제품들까지 확장하면서 불가능한 분야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안 전무는 "우리는 남들이 하지 않는 새로운 소재에 대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며 "노력하는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고 고객이 확보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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