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백일장] 시3-허수아비

입력 2014-03-06 13:58:42

김능수(안동시 제비원로)

산짐승 길 물으면 언제나 같은 표정

나그넷길 물어도 역시나 같은 표정

언제나 변하지 않는 같은 표정 재밌어

밤마다 이슬 먹고 다리 힘 길러내어

주인집 주옥같은 오곡을 지켜주니

그 누가 허수아비를 무정 타고 하는가?

해종일 쉬지 않고 날아든 참새 쫓고

오가는 사람마다 희롱만 당하고도

보람찬 하루였다고 파안대소 만족해

쌀쌀한 가을바람 쓸쓸히 불어올 때

추수가 끝난 들판 외롭게 서 있어도

누구도 고생했다고 감사인사 없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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