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군인대회' 문경시장 선거 최대 쟁점

입력 2014-03-05 10:56:17

신현국 전 문경시장 vs 고윤환 문경시장

"인구 8만의 농촌도시인 문경에 세계군인체육대회 유치는 무모한 것이었다."(고윤환 문경시장) vs "국군체육부대와 함께 사활을 걸고 유치했는데 현 시장이 대회준비를 제대로 못해 지역발전의 기회를 잃고 있다."(신현국 전 문경시장)

내년 문경과 경북지역 8개 시'군에서 열리는 '2015경북문경세계군인체육대회'가 6'4 지방선거 문경지역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차기 문경시장을 놓고 한판 대결을 벌이게 된 고윤환 시장과 신현국 전 시장이 이 대회를 놓고 서로 상반된 견해를 밝히며 설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신 전 시장은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세계군인체육대회 선수촌 건립의 경우 고 시장 취임 후 3년 6개월이라는 충분한 기간이 있었는데도 결국 무산시켜 성공대회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또 "서울에 있는 대회조직위원회를 하루빨리 개최도시인 문경으로 이전해야 하는데도 고 시장은 조직위 방문을 거의 하지 않는다. 내년이 대회인데 문제의식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에서 처음 열리는 이 대회는 세계 110여 개국이 참여하는 아시안게임에 버금가는 대회로 세계평화 기여를 명분으로 지역발전의 기회로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다"며 "그러나 진척 없는 지금의 상황을 보면 자신이 유치하지 않았다고 해서 관심도 없고 마치 대회가 반납돼도 전혀 답답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 고윤환 시장은 "취임해보니 선수촌 건립문제는 이미 물 건너간 상황이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도 대회 이후 분양리스크를 우려해 포기했다. 신 전 시장이 미리 (선수촌) 준비를 해놓고 시장직 사퇴를 했어야 옳았다"고 맞받아쳤다.

고 시장은 특히 "아시안게임에 버금가는 대회를 인구 8만 이하의 소도시에서 개최하는 것은 마치 유치원생에게 서울대학교에서 공부하라고 하는 것과 같다"고 비유한 뒤 "국제대회는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재정부담을 가중시키는 이 대회를 반납하라는 시민들의 여론도 만만찮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중계방송도 안 하는 이 대회에 스폰서 유치도 사실상 어렵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마저 도비를 부담하지 않으려고 해서 정말 대회준비가 어려운 실정이다"고 덧붙였다.

최근 문경지역에는 이 같은 두 전'현 시장의 설전에 양측 지지자들도 합세해 공방전이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일부 주민들은 "지금쯤 어느 정도 대회준비가 돼야 할 시점인데 엉뚱하게 선거전에 휘말려 서로 '네 탓, 내 탓'하고 있으니 매우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선수촌 건립이 무산되자 문경시는 시내 다중숙박시설(1천300명), STX 리조트(800명), 고교 및 대학 기숙사(1천100명)를 비롯해 최근 문경에 완공된 국군 체육부대 숙소(1천 명)에 우선 4천200명을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9천여 명의 선수단을 수용하기는 역부족이다. 이마저도 국방부가 대회 품격과 국가 권위 실추를 우려해 반대하고 있어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한편 신영진 문경시장 예비후보도 11일 문경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선수촌 건립계획과 세계군인체육대회 관련 예산 및 집행실적의 공개를 요구했다.

신 후보는 이날 "세계군인체육대회가 1년 정도밖에 안 남은 상황에서 선수촌 준비 등 성공대회를 위한 합리적인 해법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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