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치 포기"-"결단 환영" 엇갈리는 반응

입력 2014-03-03 11:30:30

민주 "유권자 분열 걱정 덜어"…靑, 공식 반응 없이 예의주시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원장이 2일 국회에서 '제3지대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전격 선언했다.

양측은 "이른 시일 내에 새 정치를 위한 신당 창당으로 통합을 추진하고, 이를 바탕으로 2017년 정권교체를 실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약속을 이행하고, 정치개혁을 계속 추진하는데도 합의했다. 특검에 정책연대를 했던 점을 고려해 대선 당시 불법 선거개입 등에 대해선 진상 규명을 통해 민주주의를 바로 세울 것이란 방침을 내놨다.

양측은 "여러 경제주체가 동반성장'상생하는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의 실현이라는 민생중심주의 노선을 견지하고,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를 구축하고 통일을 지향하겠다"고도 했다.

통합신당 창당발표에 대해 청와대는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언급할 성격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 발표가 미칠 정치적 파장이나 야권의 움직임에 대해선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반면, 민주당 내에선 비노(비노무현)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환영논평이 쏟아져 나왔다. 손학규 상임고문은 "야권 분열에 대한 유권자들의 걱정을 덜어주는 통합에 환영의 뜻을 밝힌다"고 했다.

일부 친노계가 "의견수렴 절차가 미흡했다"는 지적을 했지만 대체적으로는 수용한다는 입장이고 특히 지난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국회의원은 "양측의 통합 합의선언을 환영한다"고 해 내부의 큰 반대는 없을 전망이다.

'새 정치' 깃발 아래 모여든 안 위원장 측 인사들은 당혹한 기색이다.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 김성식 공동위원장은 이날 오후 자신의 인터넷 블로그를 통해 제3지대 신당에 합류하지 않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제2 야당은 비판성명을 냈다.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는 "안철수의 새 정치가 거대 양당의 기득권 정치 앞에 맥없이 무릎을 꿇었다"고 했다.

통합진보당 홍성규 대변인은 "갑작스런 밀실합의에 의아스럽고, 합당 목표도 불분명하다"며 "뜬금없는 선거공학적 합당이 아니길 바란다"고 했다.

학계와 시민단체는 대체로 긍정적 평가를 내놓았다.

조국 서울대 교수는 "통합없이 선거를 치를 때 공멸이라는 위기감이 양측을 합의에 이르게 만들었다"며 "이념과 노선에 따른 정당정치 확립차원에서 이번 결정은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경실련 고재현 사무총장은 "신뢰와 약속, 튼튼한 야당, 정치쇄신의 지속성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everyda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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