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6개월간 달린 진오 스님, 다문화모자원 건립 기금 마련…1억5천만원 보태 주택 매
'1㎞ 달리기에 100원 모금' 운동이 큰 기적을 이뤄냈다.
남편의 폭력, 이혼, 사별 등으로 혼자 아이를 키우며 어렵게 살아가는 다문화 모자가족들에게 보금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1㎞ 100원의 기적'이란 이름으로 마라톤 모금에 나섰던 진오 스님('꿈을 이루는 사람들' 대표)이 2년 6개월간의 마라톤 끝에 꿈을 이뤘다. 이들이 생활할 수 있는 주택 한 채를 마련한 것이다.
'달리는 스님'으로 알려진 진오 스님은 최근 마라톤으로 모금한 1억3천만원에다 대출금 1억5천만원을 보태 구미 지산동에 대지 460㎡, 지하 1층'지상 2층 건평 175㎡ 규모의 주택을 매입했다고 3일 밝혔다.
진오 스님이 1㎞당 100원을 후원받기 위해 그동안 달린 구간은 4대강 자전거길 1천7㎞를 비롯해 총 2천여 ㎞에 달한다. 지난해 6월 한국인 최초로 미국 대륙횡단 자전거 레이스(RAAM) 4천800㎞에 도전했던 김기중(구미 원평동) ㈜삼일 대표가 4천여만원을 쾌척하는 등 많은 사람들이 진오 스님의 열정적 모금활동에 힘을 보탰다.
삼성전자 구미 스마트시티 임직원 봉사팀들은 물적'재능기부 등으로 1억여원을 지원해 다문화 모자가족들이 머물 집을 깨끗하게 리모델링했다.
'달팽이 모자원'으로 이름 붙여진 이 주택은 남편이 없어 오갈 데 없는 다문화 모자가족들이 자립할 때까지 일정 기간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제공되며, 5일 입주식을 가질 예정이다. 이미 지난달 말부터 베트남, 캄보디아 등 다문화 모자가족 3가구, 6명이 새 둥지를 틀었다. 베트남에서 시집 온 응우엔 티흐응(27) 씨는 3살 된 딸과, 캄보디아에서 시집 온 싱팔라(28)'나부나룸(32) 씨는 아들(6)과 딸(7)을 각각 데리고 와서 생활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으로 시집온 후 가정폭력 등으로 긴급 피난처인 '쉼터' 등을 전전하며 어려운 결혼생활을 하다 결국 이혼했으며, 오갈 데 없이 떠돌다 이곳 모자원에 입주했다. 싱팔라 씨의 아들은 언어장애까지 있어 말이라고는 '우' 소리 정도 하는 게 고작이다. 나부나룸 씨는 빈혈 등으로 건강이 안 좋아 언제쯤 자립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달팽이 모자원은 앞으로 이들과 형편이 비슷한 다문화 모자 3가구 정도를 추가 입주시켜 모자 공동생활 가정시설로 등록, 운영할 계획이다. 현재의 상태로는 정부 지원금이 한 푼도 없지만 이 시설로 신고를 얻으면 운영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진오 스님은 "남편의 사망, 이혼 등으로 홀로 아이를 키우며 어렵게 살아가는 다문화 모자가족이 꾸준히 늘어 경북 도내에만 모자가족이 200여 가구(결혼이주여성 9천여 명)에 달한다. 그러나 이들이 자립을 위해 머물 수 있는 거주 공간은 없었다"고 했다.
그는 "이번에 달팽이 모자원이 생겼지만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다. 다문화 모자가족들을 세상 밖으로 나오게 하려면 자립을 도와야 한다"라며 더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구미 이창희 기자 lch88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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