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책!] 장인을 생각한다 이탈리아

입력 2014-03-01 08:00:00

장인을 생각한다 이탈리아/ 민혜련 지음/ 멘토르 펴냄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주인공 현빈은 반짝이는 파란색 트레이닝복을 입고는 "이탈리아 장인이 한땀 한땀 손수 바느질해서 만든 옷"이라며 자랑을 늘어놨다. 여기서 '이탈리아 장인'은 최고의 품질을, '한땀 한땀'은 정성과 희소성을 대표하는 말이다. 왜 '장인 정신' 하면 이탈리아를 제일 먼저 떠올리게 될까?

이 책은 시간을 머금은 나라 이탈리아에 대한, 이탈리아인들의 삶과 인생을 관통하는 기본 철학인 '장인 정신'에 대해 이야기한다. 눈뜨면 새로운 제품 모델을 강요하는 이 시대에 호흡이 느린 사람은 사물에 익숙해질 여유조차 없다. 시간이 만들어낸 정신적 가치는 평가절하되고 물건이 행복을 가져다주리라는 환상에 사로잡힌 물질의 시대로 들어섰다. 그럴수록 사람들은 채울 수 없는 헛헛함에 더욱더 가슴을 쓸어내리게 되었다. 하지만 이탈리아는 시간이 지나도 바뀌지 않는 진짜를 추구했던 사람들, 시간이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알았던 장인들이 살았던 나라이다.

현재는 이탈리아가 경제적으로 어렵다 보니 언론에서 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의 앞글자를 따서 '돼지들'(PIGS)이라고 부르며 유럽연합의 열등생이라고 조롱하고 있지만 화려한 예술과 인문학의 발달을 가져온 르네상스 때부터 키워온 이탈리아의 '장인 정신'은 여전히 유효하다. 다른 나라에는 없는 축적된 시간의 힘을 가진 이탈리아, 그렇기 때문에 전 세계가 이탈리아의 장인 정신을 인정한다.

장인 정신이란 무엇이고, 오래도록 변치 않는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이탈리아인들의 뼛속 깊이 새겨진 장인 정신의 DNA는 어떻게 생겨났는지 르네상스 시대의 장인들과 현대의 이탈리아 명품 가문들의 일상을 통해 알아본다. 368쪽, 1만8천원.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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