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책!] 랜드마크; 도시들 경쟁하다

입력 2014-03-01 08:00:00

랜드마크; 도시들 경쟁하다/송하엽 지음/효형출판 펴냄

도시가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것 중 하나가 랜드마크다. 이 책의 저자는 랜드마크를 고정된 건축물이 아니라 사람들로 하여금 지속적으로 기대하게 만드는 건축물이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기대하게 만드는 원인을 추적하기 위해 근대 이후부터 오늘날까지 형성된 세계적인 랜드마크가 어떤 사회'문화적 배경 속에서 성장했으며 도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등을 폭넓게 다룬다.

랜드마크로서의 성공 여부는 완공 직후에는 알 수 없다. 오히려 그 이후에 발생하는 다양한 사회적 작용과 파급 효과에 달려 있다. 높고 화려함을 자랑하는 건축물이라도 사용자의 호응을 얻지 못하면 의미를 완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도시에 생명을 불어넣은 랜드마크들의 공통점은 바로 도시와 활발한 상호작용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시와 활발한 상호작용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저자는 랜드마크는 한 시대의 열망을 보여주는 엑스레이이기 때문에 시대 변화를 주목해야 그 답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과거 랜드마크가 높이를 통해 20세기의 자본력을 보여주었다면 고층 건물이 즐비한 현대 도시에서 21세기형 랜드마크는 여백의 공간인 길과 땅에서 시민을 위한 존재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런던의 '테이트 모던 미술관'은 더 많은 이용자가 공감할 수 있는 공간을 창출하는 21세기형 랜드마크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테이트 모던 미술관'은 낡은 발전소 건물을 재생하여 오늘날 영국 현대미술을 주도하는 대표적인 미술관이자 런던 시민이 여가를 보내기 위해 찾는 제1의 명소가 됐다. 이 책은 랜드마크가 된 건축물과 그를 둘러싼 의미를 서술하는 데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우리의 도시를 되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는 것에 있다. 336쪽, 2만원.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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