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선거 '동문' 열전…고교마다 시장 만들기 발품

입력 2014-02-28 09:55:13

달성고 출신 후보 "동문 많다"

포항시장 선거에 나선 예비후보들의 출신고교 동문들이 움직이고 있다.

팔은 안으로 굽듯이 고교는 후보들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확고한 지지기반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고교 동문들은 저마다 후보들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시장 만들기에 적극적이다.

현재 예비후보들의 출신고교 분포는 포철공고(공원식), 포항여고(김정재), 대구 성광고(모성은), 대구 달성고(이강덕), 포항고(이재원, 이창균)로 각각 구성돼 있다.

공 후보는 포철공고의 지지를 한몸에 받고 있다. 포항의 경우 지금까지 포항고와 동지상고가 권력(?)을 독식하다시피했다. 특히 동지상고 출신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이번만큼은 포철공고에서 시장을 탄생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고 적극적으로 공원식 후보를 밀고 있다. 현재 공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점에 크게 고무돼 있다.

김정재 후보도 포항여고 출신 첫 시장 도전이라는 점에서 동문들의 성원을 받고 있다. 벌써 동문회를 찾아 인사를 하는 등 동문들을 바탕으로 지지세 확산을 노리고 있다. 포항여고도 이번 기회에 여성시장을 만들어 보자는 분위기다. 김 후보는 새누리당의 여성 공천 몫에 포함되기를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모성은 후보는 포항에 대구 성광고 출신이 미미해 불리하지만 포항고를 다니다 전학을 간 이력 때문에 포항고 동문과 낯설지 않다. 모 후보는 포항고를 같이 다닌 동기들을 중심으로 외연을 넓혀 나가고 있다. 어느 정도 포항고 동문 표를 흡수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이강덕 후보는 대구에서 고교를 나왔지만 달성고 동문이 포항에 의외로 많은 숫자를 차지하고 있어 든든한 세력이 되고 있다. 이 후보는 "우스갯말로 남자들은 모두 우리 고교 출신이지 않느냐. 포항의 모든 남성 유권자들은 동문이나 마찬가지"라며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포항에 폭넓게 포진해 있는 달성고 동문들이 이 후보 주변에서 부지런히 발품을 팔고 있는 것도 힘이 되고 있다.

포항고 출신인 이재원'이창균 후보는 표가 갈릴 수 있다는 점에서 동문이 우려하고 있다. 동문들 사이에서는 한 사람에게 표를 몰아줘야 한다는 분위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시장 선거에서 자칫 비(非)포항고 출신에게 승리를 빼앗길 경우 지역대표 고교로서의 입지에 상처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감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선거가 본격화되면 동문이 결집해 두 후보 중 한 명에게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두 후보 중 누가 포항고의 지지를 한몸에 받게 될지도 관심거리다.

각 후보 측은 "포항은 좁은 지역정서상 고교별로 보이지 않는 경쟁심리가 존재하며 동문들의 역할이 선거에 많은 영향을 끼쳐왔다"면서 "학교별 동창회들도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지만 모교 출신이 시장이 될 수 있도록 물밑 작업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