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의 인물] 타이완 2·28 사건 수만 명 학살한 천이

입력 2014-02-28 07:07:35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다양한 문화를 가진 섬, 타이완. 아열대 기후의 온화한 날씨 속에 사람들은 평화로운 삶을 살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그들만의 아픈 역사도 있다.

공식 발표 사망자만 1만 8천~2만 8천 명, 타이완판 5'18광주민주화운동이라 불리는 2'28 사건이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이 패망해 물러간 후, 타이완 섬에는 새로운 '점령자'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중국 본토에서 건너온 외성인(外省人)이었다. 1947년 2월 27일 외성인 출신 전매국 직원이 담배 밀매로 살아가던 원주민 여인을 폭행하자, 타이완 섬 주민들이 항거하면서 유혈충돌이 빚어졌다. 다음날부터 시위는 전국적으로 번져나갔다. 타이완성(省) 행정장관 겸 경비총사령이었던 천이(陳儀)는 계엄령을 발표하고 무자비한 진압에 나섰다. 천이는 장제스에게 요청, 증원군까지 불러들여 원주민들에 대한 무차별 학살과 약탈을 자행했다. 20여 일 만에 사태는 진압되었지만 계엄령은 이후 40년 동안 이어졌다. 학살은 천이가 단독으로 결정한 것으로 생각되어왔으나 사실은'국부'인 장제스의 지시로 이루어졌다는 최근의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홍헌득 특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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