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오키나와 리포트] 4박5일 팬투어 '누부야 부대'

입력 2014-02-27 09:53:56

25일 오키나와 나하시의 셀룰러스타디움에서 열린 삼성과 요미우리의 연습경기에서 삼성을 응원하는 손희숙, 강미영, 이회성 씨(왼쪽부터). 이상헌기자
25일 오키나와 나하시의 셀룰러스타디움에서 열린 삼성과 요미우리의 연습경기에서 삼성을 응원하는 손희숙, 강미영, 이회성 씨(왼쪽부터). 이상헌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열혈 팬들이 선수단 해외 전지훈련 모습을 지켜보러 일본 오키나와까지 날아왔다.

여고 시절부터 야구광이었다는 이회성(59), 손희숙(58) 씨와 후배 강미영(53) 씨는 모든 일을 제쳐놓고 이달 23일 오키나와를 찾았다. 4박 5일 일정의 팬 투어 참관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이 씨는 "야구장은 틈나는 대로 찾고 일정이 맞지 않아 야구장에 가지 못하는 날에는 대형 TV가 설치된 호프집에 모여 응원한다"며 "일주일에 두 번은 만나는 사이"라고 소개했다.

각자 개인 사업을 하는 이들은 일 때문에 TV를 보지 못하는 사람을 위해 폐쇄형 SNS인 '밴드'를 통해 삼성 경기를 중계하기도 했다. 삼성이 이기는 날에는 승리의 기쁨을 함께 나누느라 말 그대로 '난리'가 나지만, 삼성이 크게 지기라도 하는 날에는 마치 집단우울증에 걸린 듯 문자가 뜸해진다고 이 씨는 귀띔했다. '야구 중계를 보느라 가족들과 TV 리모컨 다툼이 있지는 않느냐'는 질문에는 "다행히 TV가 2대씩 있다"며 까르르 웃었다.

삼성 팬답게 늘 대구시민야구장 3루 쪽 자리를 고집하는 이들에게 좋아하는 선수는 각자 따로 있다. 이 씨는 야구를 너무 잘해서 이승엽, 손 씨는 부상을 딛고 멋지게 재기한 모습이 좋아서 오승환과 채태인, 강 씨는 귀엽다는 이유로 박석민의 팬이 됐다고 했다. 하지만 "사랑은 움직이는 것"이라며 팬으로서 '엄포'를 놓기도 했다.

올 시즌 삼성에 대한 기대치도 조금씩 달랐다. 이 씨는 "삼성이 진정한 명문 구단이 되려면 통합 3연패로는 부족하다. 올해도 무조건 우승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반면 강 씨는 "올해는 마음을 비우기로 했다. 플레이오프에만 진출해도 만족 한다"고 했고, 손 씨는 "전력 약화에도 류 감독이 잘 이끌어 4강에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23일 LG 트윈스, 25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연습경기를 관람한 이들은 "삼성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식사도 함께할 수 있어서 좋았다"며 "해마다 전지훈련 팬 투어에 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스프링캠프를 찾은 삼성 라이온즈 김인 사장은 "오키나와 훈련장 인근에 400m 트랙과 관람석을 갖춘 실내육상연습장이 올 하반기에 들어서면 볼거리가 더욱 다양해질 것"이라며 팬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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