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군이 지역 대표 관광콘텐츠로 개발 중인 전통시장 인근에 농협이 운영하는 대형 하나로마트가 들어설 예정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청송군은 김주영 작가의 소설 '객주'의 배경인 진보시장을 중심으로 '객주문학관광테마타운' 조성 사업을 추진 중이다. 오는 2015년까지 사업비 240억원을 투입해 진보시장을 현대화하고 문학마을과 문학길 등을 조성해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겠다는 것. 객주는 조선 말기 진보시장을 배경으로 보부상의 삶과 희로애락을 그려낸 소설이다. 청송과 영양, 안동, 영덕을 오가는 상인들의 애환을 생생하게 묘사한 점이 특징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청송농협이 진보시장과 인접한 진보지점을 확대할 계획을 세우면서 갈등이 일고 있다. 오는 9월까지 진보지점 2천710㎡ 부지에 34억원을 들여 하나로마트와 NH농협은행, 농자재 판매장 등을 신축한다는 것. 이미 기본설계를 마친 상태로 다음 달 중 착공할 계획이다. 하나로마트는 연면적 660㎡로 지상 2층 규모로 들어선다. 하나로마트는 대형마트나 기업형 슈퍼마켓(SSM)과 유사한 영업형태를 하고 있지만 농산물종합유통센터로 분류돼 대형마트와 SSM에 적용되는 의무휴업이나 입점 거리 제한 등 법적 규제에서 제외된다.
시장 상인들은 하나로마트가 들어서면 진보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진보시장은 안동과 영덕을 오가는 중간 경유지라는 지리적 요건 덕분에 1890년대에 형성됐다. 현재는 상인 70여 명이 상점을 운영하고 있다. 시장상인회는 전통시장살리기 정책에 맞춰 고령화된 상인들의 자생력을 키우기 위한 상인대학과 친절 교육 등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성장 동력까지 잃어버릴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3대를 이어오며 장사를 하고 있다는 김인현(42) 진보전통시장상인회 부회장은 "역사가 깊은 진보시장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을 항상 느끼고 있는데 농협은 돈벌이에 급급해 상인들의 애환과 삶을 송두리째 빼앗아 가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송농협 관계자는 "진보시장 인근에는 규모가 큰 슈퍼마켓이 이미 존재하고 있고, 최근까지 대의원들이 하나로마트를 만들어 달라는 요구가 꾸준했다"면서 "다음 달 초에 시장 상인들을 만나 간담회를 열고 진보시장과 상생하는 방안을 모색해 보겠다"고 말했다.
청송'전종훈기자 cjh4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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