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광수변공원 정비사업 "주민 요구 놔두고 겉치레만"

입력 2014-02-25 07:16:57

어지럽게 형성된 경작지가 도원지 주변 경관을 훼손하고 있다.
어지럽게 형성된 경작지가 도원지 주변 경관을 훼손하고 있다.
월광수변공원 공영주차장은 주말과 휴일이면 몰려드는 차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김봄이기자
월광수변공원 공영주차장은 주말과 휴일이면 몰려드는 차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김봄이기자

대구 달서구 도원지 인근 주민들이 구청의 월광수변공원 정비사업을 두고 '곪아 터진 상처는 놔두고 예쁜 반창고만 붙이는 격'이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달서구청은 올해 15억원의 예산을 들여 도원지 주변에 탐방로와 전망데크를 설치, 월광수변공원 일대를 생태체험 공원화하는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이곳 주민들은 오래전부터 요구해온 주차장 증설과 우회도로 개설, 도원지 주변 정비는 무시하고 구청이 못 주변 가꾸기에만 치중하고 있다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주민들은 "주말과 휴일이면 공원과 주변 식당가를 찾는 차로 북새통을 이루지만 주차장이 부족해 이 일대 왕복 2차로 도로는 불법 주차로 몸살을 앓고 있다"며 "오래전부터 구청에 주차장 증설과 우회도로 개설을 요구, 약속까지 받아냈는데도 이는 무시한 채 못 가꾸기에만 나서는 것은 주민들의 고통을 헤아리지 않는 행정"이라고 주장했다.

구청은 지난 2009년 월광수변공원 일대에 공영주차장(차량 184대, 자전거 231대)을 만들었지만 이후 주차시설을 증설하지 않은데다 단속에도 사실상 손을 놓다시피 해 주말과 휴일이면 주차난에 시달리고 있다. 더욱이 식당가로 향하는 도로는 차로가 한 개밖에 없어 교행이 쉽지 않아 극심한 체증까지 빚어지고 있다.

이에 구청은 2005년 우회도로 개설 계획을 세웠지만, 10년 가까이 예산 부족을 이유로 차일피일 공사를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주민들은 또 못 둑 주변에 어지럽게 늘어선 농경지 등으로 도원지 일대가 흉물스럽게 변하고 있다며 정비를 촉구하고 있다. 도원지 못 둑 주변에는 철근과 그물로 구획을 구분한 수십 개의 농경지와 산책객들이 내다버린 쓰레기가 주변 경관을 해치고 있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공원정비사업은 공모사업을 통해 국비와 특별교부세 등으로 예산을 마련, 추진 중인 사업으로 주차장과 우회도로와는 별개"라며 "주변 농경지 역시 개인 소유라서 현재로선 어떻게 할 방법이 없지만 정비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도원지를 중심으로 조성된 월광수변공원은 청룡산 등 주변 자연경관과 농구장, 어린이놀이터, 게이트볼장, 음악분수 등 각종 시설, 식당가 형성으로 주변 주민은 물론 대구시민이 즐겨 찾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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