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당 터 자리 잡은 저 아파트에 살아볼까

입력 2014-02-25 07:33:24

분양시장 '풍수마케팅' 속속 도입

서한이 경산 펜타힐즈, 금호지구 서한이다음 등 분양시장에 풍수 마케팅을 도입해 눈길을 끌고 있다. 매일신문DB
서한이 경산 펜타힐즈, 금호지구 서한이다음 등 분양시장에 풍수 마케팅을 도입해 눈길을 끌고 있다. 매일신문DB

아파트 분양시장에 풍수마케팅이 도입되고 있다. 분양사들은 생활여건과 교통 등 좋은 입지 여건을 주로 홍보했던 기존 마케팅 방식에서 벗어나 사업지(집터)의 풍수지리적 장점을 부각시키는 판촉을 도입하고 있다. 지역민들은 보수성향이 강한데다 오랜 부동산 침체기를 거치면서 투자성향이 깐깐해져 감성을 움직이는 풍수마케팅이 효과를 보고 있다.

◆분양률 끌어올리는 풍수마케팅

예로부터 집터를 결정하는 중요한 잣대인 풍수는 아파트 입지를 결정할 때도 많은 영향을 끼쳐왔다. 부산의 한 교수는 몇 년 전 아파트에도 '풍수 값'이 존재한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그에 따르면 배산임수(背山臨水), 동서사택(東西舍宅), 입수룡(入首龍), 득파론(得破論) 등 풍수변수 4가지를 도입해 부산의 30여 개 아파트 1천 600여 가구를 대상으로 풍수조사를 했다. 그는 풍수적으로 적합한 가구는 그렇지 않은 가구에 비해 평당 평균 36만원이 높다는 결론을 내놨다.

지역 중견 건설사인 서한은 몇 해 전 풍수 덕을 톡톡히 봤다. 2011년 말 지역 분양 시장이 채 회복되기도 전에 경산 펜타힐즈 서한 이다음 아파트를 100% 분양했다. 결정적 요인은 '풍수마케팅'이었다. 펜타힐즈 부지는 삼성그룹 창업자 고 이병철 회장이 제일모직 자리로 점찍은 곳으로 유명하다. 서한은 분양 전에 부지를 풍수전문가에게 의뢰해 명당 여부를 확인하기도 했다. 서한 김민석 이사는 "펜타힐즈 부지를 풍수 전문가에게 의뢰한 결과 좋은 인재가 나고 자녀들이 출세와 사업번창을 이루는 축복받은 땅이란 평가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서한은 분양 중인 칠곡 금호신도시 서한 이다음에도 풍수마케팅을 도입했다. 금호지구 사업 때 직접 풍수전문가를 초빙해 금호지구를 풍수지리학적 측면에서 평가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사업 계획을 세웠다. 서한 관계자는 "사업 청사진을 마련할 때부터 풍수전문가를 참여시켰으며 이로 인해 금호지구 사업에 대한 큰 계획을 세울 수 있었다"고 밝혔다.

◆풍수전문가가 본 금호지구

서한은 경상북도 도청이전 예정지 택지선정에 관여했던 풍수전문가에게 금호신도시 입지분석을 자문받았다. 그는 '금호지구가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남으로는 금호강을 바라보는 전형적인 배산임수의 명당'이라고 결론 내렸다.

그 풍수전문가는 금호지구가 팔공산의 내룡맥에 의한 현무봉의 중심봉우리가 좌우 가지맥을 뻗어 정주공간을 이루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금호지구는 부귀가 겸하는 지기를 구성원들에게 반사해주는 입지다. 아울러 금호강과 달서천이 합수하는 곳이므로 산과 물이 조화와 균형을 이룬 명당이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서한이다음 단지가 앉은 곳은 재운, 관운, 명운을 모두 타고난 풍수길지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금호동은 조선전기의 대유학자 서거정이 대구 10경 중 1경으로 꼽았으며 금호 사수동은 조선 중기의 문신이자 학자로 근기실학 체계를 수립한 한강 정구선생이 만년을 보낸 곳이기도 하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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