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강팀들 우리 선수 경계…한국 컬링 뿌리는 대구경북
20일 러시아 소치 아이스큐브컬링센터에서 열린 여자 컬링 결승에서 캐나다가 스웨덴을 꺾고 이번 대회 11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가져갔습니다. 캐나다는 1천여 개의 컬링경기장을 둔 컬링 강국입니다. 여기에 해설하러 온 저에게 캐나다는 부러움의 대상입니다.
컬링은 2시간 30분이란 긴 시간 동안 시합하기에 자칫 지루하게 보일 수도 있지요. 하지만, 이곳의 열기는 정말 뜨겁습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최고의 샷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언제 어디에서 최고의 샷이 나올지 모르기에 관람객은 한 샷 한 샷에 집중합니다. 선수와 관람객은 함께 호흡하고 소리칩니다. 경기장 곳곳에서 헐'허리(hurry)라는 소리와 환호성이 들리고, 굳게 주먹을 쥔 관람객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러시아 관람객의 함성은 경기를 방해할 정도이지만, 선수들은 목표를 향해 집중하기에 이를 문제 삼지 않네요.
컬링센터에는 전 세계의 컬링인들이 모여 있습니다. 선수들은 이들의 시선이 주는 부담감, 압박감과도 싸우고 있습니다. 큰 시합의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캐나다와 스코틀랜드 등 강팀 선수들은 관람객의 시선을 즐기며 함께 호흡하지만, 경험이 부족한 우리 선수들은 큰 관심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한국 여자팀이 아쉽게 4강에 들지는 못했지만, 다른 팀들이 우리를 경계했습니다. 과거 한국 컬링팀은 열악한 환경에서 힘들게 훈련했습니다. 최근에는 다행히 대한컬링경기연맹의 지원으로 국가대표팀의 훈련 환경이 좋아졌습니다. 이번 대표팀은 지난 1년간 중국, 일본, 캐나다, 스코틀랜드 등에서 훈련했습니다.
또 태릉컬링장이 2시트에서 3시트로 확장했고, 인천시에 2시트, 충북 진천선수촌에 6시트 컬링장이 건설된다고 합니다. 특히 전용경기장인 의성컬링센터는 한국 컬링 발전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 컬링의 뿌리는 대구'경북입니다. 우리 지역에서 컬링 도입에 앞장서지 않았다면, 오늘의 한국 컬링은 없었을 것입니다. 전국에서 선수'지도자로 활동하는 사람 대부분은 대구'경북에서 컬링에 입문했습니다.
소치에서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제 무엇이 부족하고 필요한지 알게 되었으니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꼭 메달을 딸 수 있을 것입니다. 평창 올림픽까지 아니 그 이후에도 컬링을 사랑해 주세요.
김민정(소치 동계올림픽 MBC 컬링 해설위원'경북체육회 여자 컬링팀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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