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랭귀지 사용설명서/김형희 지음/일리 펴냄
영화 '원초적 본능'(Basic Instinct)에서 샤론 스톤은 심문받는 순간 다리를 꼰다. 그 순간 심문 관들과 그녀를 지켜보던 모든 사람의 눈빛과 행동이 달라진다. 살인 혐의를 받던 그녀가 다리를 꼰 행동 하나만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변화시킨 것이다. 그녀는 왜 다리를 꼬았을까?
이 책은 사람의 미세한 표정, 거짓말, 악수, 눈 맞춤, 몸의 자세, 손의 움직임 등 무의식적인 행동 혹은 의도된 행동 속에 숨어 있는 심리를 파헤친다. 스티브 잡스, 버락 오바마 등 세계적인 인물들은 물론이고 유재석, 강호동 등 인기 연예인들의 보디랭귀지를 분석하고 있다. 그들의 어떤 몸짓이 사람들을 끌어당기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또 일반인들이 흔히 짓는 표정이나 몸짓을 통해 그 속에 숨어 있는 마음도 들여다본다.
스티브 잡스는 안정적인 손의 움직임으로 자신의 의사를 명료하게 전달한다. 오바마는 화려한 악수 테크닉이 장점이다. 빌 게이츠는 엄지와 검지로 삼각뿔 첨탑을 만들어 상대를 사로잡는다. 많은 사람이 손가락, 손짓뿐만 아니라 얼굴표정, 다리자세 등 다양한 몸짓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드러낸다.
샤론 스톤이 다리를 꼰 데는 어떤 의도가 숨어 있었을까?
지은이에 따르면 다리와 발에 관련된 행동은 대부분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다리와 발의 움직임은 대부분 진실을 담고 있다. 물론 대화 중 상대가 다리를 꼬면 자연스럽게 따라 하는 경우도 있다.
지은이는 여성이 다리를 꼬는 것은 '유혹'하고 싶거나 '불안'을 느낄 때라고 말한다. 유혹의 표현으로 다리는 꼬는 행위는 각선미를 드러내기 위해서다. 각선미를 보여줌으로써 건강한 신체조건을 지니고 있음을 과시하고, 건강한 2세를 낳을 수 있음을 보여주려는 행위라는 것이다. 따라서 각선미가 뛰어난 여성이 다리를 꼬는 것은 관심을 받고 싶은 욕구를 드러내는 행위라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불안을 느낄 때 여성은 다리를 꼬기도 한다. 낯선 사람이 많이 모인 자리에서 여성은 혼자 있게 되면 불안을 느끼고, 자연스럽게 몸을 움츠린다. 긴장해서 팔짱을 끼거나 다리를 꼬거나, 발목을 교차시켜 앉는다. 몸 크기를 최대한 작게 만들어서 상대에게 '나는 당신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 사람입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이다. 인사할 때 허리를 숙이는 것, 신하가 왕에게 절을 하는 것도 몸의 크기를 작게 만드는 행동이다.
의자의 등받이를 자기 가슴 앞으로 오도록 두고 상대방과 마주앉는 자세는 자신을 보호하고 상대를 지배하려는 몸짓이다. 등받이 뒤에 몸을 숨기는 사람은 공격적이고 지배적인 성격으로 변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등받이를 몸 앞에 두는 자세는 여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자세라고 한다. 의자 팔걸이에 다리를 걸치는 행동은 의자의 소유권이 자신에게 있음을 과시하는 보디랭귀지인 동시에 공격성이 담겨 있는 태도다.
등을 의자에 기대고 두 손으로 뒤통수를 바치는 태도는 자신이 우월하다고 생각할 경우 취하는 자세다. 이 자세는 '내가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며, 모든 일은 내 손에 달려 있다'는 느낌을 준다. 대부분 남자들이 이 자세를 취하는 데, 우월의식이나 지배욕구가 강한 여성에게서도 볼 수 있다. CEO, 관리자급 남자들이 습관적으로 이런 자세를 취한다.
지은이는 결코 해서는 안 될 행동으로 '소개팅 자리나 사교 모임에서 팔짱 끼기, 중지 내밀기, 회의장에서 턱 받치기, 언쟁 상황에서 두 손을 허리에 올리기, 프레젠테이션 중 호주머니에 손 넣기' 등을 꼽는다. 이런 행동은 진실성 없어 보임, 조롱, 지루함, 분노, 거짓말이나 숨기려는 의도로 비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292쪽, 1만5천원.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