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 건축기행] <8>경산 씨더블유 피규어 뮤지엄(CW Figure Museum&Resta

입력 2014-02-22 07:59:20

자연과 도시의 아름다운 공존, 동심 자극하는 '피규어 천국'

추억으로 갖고 있는 동심의 세계를 성인이 된 후에도 현실에서 유지한다는 '키덜트'. 한 번쯤 들어보거나 접해 본 '베어브릭' '건담 프라모델' '헬로키티' 등과 같은 피규어는 모두 이런 아이템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아련하기만 한 이런 향수를 다시 소비하고자 하는 현상이 소비문화 전 영역에서 확산되고 있어 주목을 끈다. 그 핵심은 포근한 동심의 공간에서 찾을 수 있는 안식이다. 유명한 영화나 애니메이션의 캐릭터 그대로의 모습으로 몇 년, 아니 몇 십 년 전 당시의 감동과 즐거움을 떠올리는 피규어이다. 콜렉터의 마음을 자극하는 다양한 피규어는 실제 사이즈와 동일한 크기의 1대1 크기부터, 작은 손가락 크기의 완구류까지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다.

건축주는 전 세계의 콜렉터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한 콜렉터이다. CW는 사계가 몸으로 느껴지는 자연친화적 공간으로 탈바꿈한 경산시의 남천에 접한 좋은 환경 속에 자리하고 있다. 피규어 콜렉션에서도 양과 질 모두 세계 최고 수준으로 정평이 나 있다. 피규어 컬렉션만으로도 특별함이 충분한 이 공간에 다른 모든 요소들은 숨을 죽일 수밖에 없다. 사용 자재의 소재와 색상은 평범하고 무채색 계열의 눈에 익은 소재를 사용하여 다양한 피규어와 충돌하지 않고 조화를 이룬다.

건물의 배치도 충분히 눈여겨 볼 만하다. 피규어를 더욱 더 잘 살려준다. 1층은 출입구 홀 일부를 제외하고 대지 전체를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계단을 따라 2층에 오르면 레스토랑과 카페가 자연을 향한 다양한 뷰를 선사한다. 그리고 3층, 콜렉터를 위한 동심의 공간인 피규어 뮤지엄이 브릿지로 연결된 옥상 테라스와 나란히 하고 있고, 주변의 산만한 환경들을 차단하고 매스의 모든 창은 강변으로만 열려 있다.

건물 내부에서 보면 또 다른 형제 건물이 보이고 도시를 상징하는 시멘트 그레이 색상의 노출 콘크리트 빈 벽면은 캔버스가 되어, 비에 젖기도 하고 노을빛에 물들기도 한다. 그 사이로 자연과 먼 도시 풍경이 시야에 들어온다. 매스 사이로 보이는 이러한 자연 경관들은 열린 창을 통해 그 자체로 인테리어 입면이 된다. 그야말로 자연과 도시와의 조화다.

CW는 그 어떤 곳에서도 다 보이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오솔길을 따라 산책하게 만들고, 길을 걷다보면 음식점, 카페, 테라스도 만나고, 피규어 갤러리도 만나게 만든다. 여기는 도시에서 조금은 멀리 떨어져 있는 동심의 공간 피규어 나라이다. 이 정도가 되면 이 특별한 피규어와 만날 마음의 준비가 된 것이다.

하늘공원으로 명명된 브릿지로 연결되는 옥상케라스는 5.4m 높이의 콘크리트 벽을 통해 거대한 액자를 만들어낸다. 이 액자에 담긴 시시각각 변화하는 그림을 방문객에게 선사한다. 변화무쌍한 하늘 뷰는 아이맥스 스크린이 되어 언제나 우리를 실망시키는 법이 없다.

피규어 나라 CW는 절제된 자연과 더불어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며 일상에 지친 도시인들로 하여금 아련한 동심에 젖게 한다.

건축물 소재지=경산시 대평동 437-1

건축물 준공일=2012년 3월

설계=어번디자인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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