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학 박사 김미애 교수의 부부'가족 상담이야기] 남편을 떠나 새 인생을 살고 싶어요

입력 2014-02-20 14:14:15

◇고민=저는 남편과 밖에서는 잉꼬부부처럼, 집안에서는 남남처럼 살아온 중년 주부입니다. 그러나 이젠 이런 결혼생활을 청산하고 새로운 인생을 살고 싶습니다. 남편은 일찍부터 가정에 소홀하며 걸핏하면 다른 여자와 외도하고 취미생활만 추구하는 이기적인 성격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결혼생활 동안 남편에게 신뢰와 의존 대신 몸과 마음 모두 큰 병을 얻어, 이제는 이혼만을 기다리는 외롭고 비참한 처지입니다. 그러다 최근 저는 우연히 한 남자를 만나게 되었는데 그는 진심으로 대해줬습니다. 그리고 가슴 설레는 사랑을 주었는데 저는 처음으로 행복이란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혼하고 새로운 삶을 찾고 싶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솔루션= 긴 결혼생활 동안 남편의 관심과 사랑 없이 여자로서 견디기 힘든 세월을 보내신 것 같습니다. 특히, 남편분은 가정을 등한시하고 외도를 통해 아내의 마음에 상처를 주었고 또 지금까지도 가족이나 자식들보다도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생활을 우선시해 아내를 무력하게 하고 분노하게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하는 가정 안에서 이혼을 요구할 만큼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었지만 밖으로는 주변 친지와 가족들의 근심을 우려해 부부간 별 문제가 없는 듯 친밀한 부부관계를 연출해 오시느라 내심 불편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 귀하는 남편 아닌 다른 남자를 만났는데 뜻밖에 그로부터 받는 따뜻한 관심과 사랑을 경험하고 나서 평생을 불운하게 했던 남편과의 혼인관계를 해소하고 새로운 사랑과 삶을 시작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셨다는 말이군요.

그러나 모든 일에는 순서와 법이 있게 마련입니다. 귀하가 정히 남편과 지금 결혼생활의 의미를 찾을 수 없고 그 관계를 정리하기를 진정으로 원한다면 먼저 청산하고 싶은 결혼생활에 대한 진지한 대화를 남편과 해야 할 것입니다. 그간 남편으로부터 당해왔던 심히 부당한 대우에 해당되는 부정한 행위와 또 가정 소홀로 인한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웠던 정황들에 대해 말입니다. 그리고 이런 이유에 대해 더 이상 혼인관계 지속에 대한 어려움을 서로가 법적으로 협의하고 그 방향을 결정해야 합니다. 이때 법 전문가들의 조력을 받는 것도 필요하리라 봅니다. 이런 정당한 법적 과정을 거치고 나서 귀하의 새로운 결혼생활도 당당하게 구상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그러나 귀하는 아직 남편과 법적으로 혼인 관계 중에 있으며 엄연한 부부관계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제3의 남자와 이성교제를 하는 것은 안 됩니다. 그것은 남편 입장에서 보면 아내의 부정한 행위에 해당될 수 있어 법적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합니다. 그리고 지금 남편과는 정말로 더 이상 부부관계가 변화될 수 없는지, 후회 없는 결별인지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 보는 과정도 필요하리라 봅니다.

대구과학대 교수 대구복지상담교육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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