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지도부 감정 섞인 고성…주류·비주류 갈등 불거지나

입력 2014-02-20 10:22:32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경산청도)와 당내 최다선(7선) 중진인 정몽준 국회의원이 19일 비공개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거친 설전을 벌였다. 표면적으로는 중국 방문 건이지만 최근 당내 친박(친박근혜) 주류와 비주류 간 갈등 양상이 표출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여야 국회의원 40명은 중국 전인대 초청으로 20일부터 3박 4일간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양국 우호협력관계 증진, 북한 핵 문제, 동아시아 평화협력 문제 등 한반도를 둘러싼 전반적인 외교현안에 대해 면담하기로 돼 있었다.

이날 공방은 최 원내대표가 방중 대표단의 규모를 줄일 수 없는지 언급하면서 시작됐다. 최 원내대표의 발언은 강창희 국회의장을 비롯해 국회 평창특위 소속 의원들이 외국 일정을 소화하느라 국회를 비운 상태에서, 방중단까지 빠지면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회의원 60여 명이 한꺼번에 자리를 비우게 될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최 원내대표는 "외유성 출장으로 비칠 수 있다. 20일 출국하는 의원 규모를 줄여달라"고 요구했다.

한'중의원협의회장이자 방중단 단장인 정 의원은 "방중 일정은 중국 측과 사전 협의를 거친 일정으로 이 때문에 본회의 연기 요청을 했고, 지난해 12월에 원내 지도부에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한'중 외교를 논의하는 게 외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최 원내대표는 "그런 요청을 받은 적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자 정 의원은 최 원내대표를 향해 "현대중공업 주식 백지신탁 문제로 서울시장 출마가 어려울 것이라고 얘기하고 다닌다는데 그러지 않았으면 한다"고 따졌다. 이에 최 원내대표는 "그런 적 없다"고 맞섰고, 두 사람 사이엔 몇 차례 감정 섞인 고성이 오갔다.

이날 두 사람의 논쟁은 최근 새누리당 내 계파갈등의 단면이라는 말이 나온다. 핵심 친박계인 최 원내대표에 대해 비박계인 정 의원의 불만이 표출된 것이란 해석이다. 이날 회의에서 유력 당권 주자인 김무성 국회의원과 친박 지도부인 홍문종 사무총장 사이에 신경전이 오갔다는 점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최 원내대표의 요청에 방문단에 포함된 국회의원도 우왕좌왕했다. 대표단 가운데 지역 국회의원은 서상기'김광림'이철우'강석호'조원진'윤재옥'김상훈 의원 7명이다. 일부 의원은 비행기 일정을 본회의 직후나 다음날로 황급히 미뤘다.

이지현기자 everyda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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