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예비후보 "잘 나가는 서울 TK 섭섭, 큰 무대 정치 경험이 시정 도움"

입력 2014-02-20 10:51:28

▷서울 TK?

권영진 예비후보가 대구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할 당시 많은 대구시민은 그가 누구인지에 대해 궁금해했다. 일부에서는 그를 '서울 TK(대구경북)'라고 불렀다. '서울 TK'는 평소엔 대구 출신이지만 대구에 관심을 쏟지 않다가 선거 이야기만 나오면 관심을 보이는, 한창때 잘 나갔던 '서울 사람'을 일컫는다.

권 후보는 대구 청구고를 졸업한 뒤 서울에서 주로 활동했다. 2006~2007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냈고, 18대 국회에서는 서울 노원을에 출마해 당선됐다. 그래서 '서울에서 계속 정치를 해야지, 끈 떨어지니까 대구에 내려오는 것 아닌가', '대구를 너무 만만하게 보는 건가' 등의 지적이 나온다.

권 후보는 "내가 대구에서 국회의원을 할 생각이었으면 2004년 총선 때 했을 것"이라고 했다. 당시 미래연대 대표였고,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 특보여서 대구 출마 권유를 많이 받았지만 과감하게 뿌리쳤다는 것이었다. 그는 "편한 길 대신 혹독한 시베리아 벌판을 선택했다. 지금도 당시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그때 혹독하게 훈련받은 것이 현재 대구가 원하는 시장감으로 적합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시 서울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권 후보는 두 가지 목표가 있었다고 했다. 야당인 한나라당을 쇄신해서 국민의 신뢰를 얻어 집권당이 되게 하는 것과 대한민국 정치를 바꿔보겠다는 의지다.

그는 "기왕 정치에 뛰어들었으면 큰 정치 무대에서 배우고, 또 크고 싶었다. 결국 서울시 부시장과 국회의원을 역임하면서 광역행정의 원리와 중앙정치를 동시에 수업하는 소중한 기회였다"고 했다.

권 후보는 "서울에서 공부하고 정치인의 꿈을 키우면서 대구 출신임을 자랑으로 생각했고, 나의 영혼을 여물게 한 대구를 항상 잊지 못했다"며 "대구가 지금 어려움에 처해 있다. 시민들은 새로운 변화와 리더십을 갈구하고 있는 만큼 대구의 혁신을 위해 그동안 갈고 닦았던 고향에 온몸을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박심 파는 친이?

권 후보는 구(舊) 친이계로 분류된다. 고려대 대학원 총학생회장을 지낸 '운동권 386' 출신이다. 18대 국회에선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서울 노원을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명박계로 꼽히면서도 새누리당 쇄신파 모임인 '민본 21' 간사를 맡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이번 대구시장 선거에서는 갑자기 '박심'(朴心'박근혜 의중)을 부르짖고 있다. 사람들은 친이계 인사였던 권 후보가 갑자기 친박으로 돌변한 이유에 대해 궁금하다고 얘기한다.

권 후보는 "지금껏 정치를 하면서 어떤 계파에도 속하거나 줄을 서본 적이 없다"고 했다. 단지 영원한 소장 개혁파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는 "친이계와 친박계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서 양 진영이 맞붙으면서 생긴 정치적 그룹이다. 나는 당시 오세훈 시장 체제에서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 일하고 있어서 친이나 친박을 할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권 후보는 "오히려 지난 대선에서 대선기획단 멤버로 출발해 선거대책위원회 기획조정단장을 맡아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에 일조했다"며 "박근혜 대통령 시대를 여는 대열에 함께했던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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