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 연아의 소치 빅쇼…명품 춤사위에 온국민도 숨 멎었다

입력 2014-02-20 09:56:01

20일 오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 김연아(24)는 이날 열린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왜 '피겨 여왕'인지를 입증했다. 교과서처럼 탄탄한 점프 기술과 예술성 높은 명품 연기는 경쟁자들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이날 그는 기술점수(TES) 39.03점과 예술점수(PCS) 35.89점을 더한 74.92점을 받아 당당히 선두로 올라섰다.

김연아는 애절한 그리움을 담은 뮤지컬 삽입곡 '어릿광대를 보내주오'를 배경음악으로 올림픽 2연패를 향해 우아하고도 힘차게 출발했다. 조명 속에 노란빛이 감도는 의상을 입고 빙판 가운데에 선 김연아는 잔잔한 선율과 함께 어깨를 웅크리며 늘어뜨린 팔을 뻗어 올리고는 스케이트로 원을 그리는 동작과 함께 연기를 시작했다.

첫 과제는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10.10점). 김연아는 점프를 깨끗하게 소화, 수행점수(GOE) 1.50점을 얻었다. 주 무기이자 가장 난도 높은 점프를 무사히 마친 김연아는 트리플 플립(기본점 5.30점)까지 정확히 해내 GOE 1.10점을 보탰다. 그는 첫 두 번의 과제로만 18.00점을 챙겼다.

최고레벨(4)의 카멜 스핀이 이어지면서 연기의 전반부가 마무리됐다.

음악의 중간 지점인 1분 25초를 지나 10%의 가산점이 붙는 구간에서는 더블 악셀 점프(가산점 포함 기본점 3.63점)를 소화했다. 소치 대회에 앞서 열린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와 국내 종합선수권대회에서 실수를 저지른 점프였으나, 김연아는 '큰 무대에 강한 체질'을 과시하며 깔끔히 성공해 1.07점의 GOE를 얻어냈다.

세 가지 점프를 마친 김연아는 레이백 스핀으로 레벨 3을 받고 0.79점의 GOE를 추가했다.

이어 그는 경기장 곳곳을 누비며 화려한 스텝 연기로 애절한 감정을 전달했다. 스텝 시퀀스에는 레벨 3과 GOE 1.14점이 붙었다.

잔잔히 이어지던 음악이 높아지면서 김연아는 체인지풋 콤비네이션 스핀으로 마지막 감정을 끌어올렸다. 스핀(최고레벨 4)에는 GOE 1.07점이 주어졌고, 김연아는 양팔을 부드럽게 뻗는 동작으로 연기를 마쳤다.

관람석에서 응원에 나선 한국 팬들은 2분 50초의 연기가 끝나자 큰 박수와 함께 선물을 던지며 '여왕의 귀환'을 반겼고, 긴장감을 보이던 김연아는 미소로 화답했다.

안나영(피겨스케이팅 국제심판) 계명대 교수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김연아는 스케이팅 퀄리티가 확실히 다르다. 높이와 스피드를 유지하며 점프를 깔끔하게 모두 성공했고, 스핀의 스피드도 이전 대회보다 빨라졌다"고 평가했다.

김교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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