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역 패션'섬유업계, '착한 교복' 네트워크

입력 2014-02-19 11:06:15

지역 섬유'패션업계가 합리적인 교복 만들기에 팔을 걷어붙였다고 한다.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대기업의 값비싸고 불편한 교복에 맞서 수요자 중심의 디자인, 소재 개발 등을 통해 학생들이 '착한 교복'을 입을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는 것이다. 교복을 단순히 소비재 상품의 차원이 아니라 '공공재 서비스'로 사회적 공감대를 넓혀 나가겠다는 지역 패션'섬유업계의 발상은 매우 신선하고 고무적이다.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이 어저께 개최한 교복 공공재 서비스 간담회는 이 같은 인식의 전환과 협력 네트워크의 필요성을 확인시켜 준 자리였다. 교복이 갖는 의미나 정서 등이 배제된 채 시장 논리와 과도한 마케팅이 판을 치는 지금의 업계 상황은 분명 반성할 일이다. 가격 거품 또한 학부모를 힘들게 하는 주된 요인이라는 점에서 반드시 바로잡고 개선할 필요가 있다. 현재 중'고교 교복 시장은 연간 5천억 원 규모를 넘고 있다. 4개 교복 대기업이 물량 공세와 우월적 마케팅을 무기로 점유율 77%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대기업의 입김과 공급자 중심의 시스템은 교복 가격에서 거품 논란을 키우고 급기야 사회적 갈등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디자인과 소재, 유통 측면에서 우리 일선 학교의 교복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아이들의 체형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하는 디자인으로 인해 교복은 불편하고 활동성을 제한하는 옷으로 인식된 지 오래다. 비싼 모직 원단 등 소재도 관리에 어려운 점이 뒤따르는 등 불합리한 점이 많다. 나아가 교복이 학교 급식처럼 공공재로 관리되는 것이 마땅함에도 대기업의 의류 유통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시급히 개선해야 할 대목이다.

이제 학교 교복 문화는 수요자의 요구를 중심으로 공급자의 사회적 배려가 맞물린 '가치 공유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한다. 교복을 통한 아이들의 개성 표출이나 공급자의 이익이 우선시될 게 아니라 공공재로서 건강한 교복 문화와 공급 시스템이 하루속히 정착되어야 한다. 지역 패션'섬유업계는 교복에 담긴 사회적 가치와 보편적 정서, 적정 가격 등 공통분모를 찾아내는 데 적극 협력해 더 이상 교복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없도록 역량을 모아주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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