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표 상승세…한국경제 '봄맞이'

입력 2014-02-19 07:16:02

올해 들어 각종 경제지표가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반짝 상승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수출 증가와 글로벌 경제환경이 변수다, 수출을 기다리고 있는 구미컨테이너 적치장의 모습. 매일신문 DB
올해 들어 각종 경제지표가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반짝 상승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수출 증가와 글로벌 경제환경이 변수다, 수출을 기다리고 있는 구미컨테이너 적치장의 모습. 매일신문 DB

신년 들어 처음으로 우리 경제에 좋은 소식이 들리고 있다. 각종 경제 지표들이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가 하면 현장의 소비 경기도 호조세를 띠고 있다. 하지만 섣부른 낙관론은 이르다는 평가도 있다.

◆지표에 나타난 회복세

최근 통계청이 작성한 지난해 '12월 경기순환시계'에 따르면 10개 경제지표 가운데 6개 지표가 회복세이거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설비투자, 취업자 수, 소비자기대지수는 큰 폭으로 증가했고, 광공업생산, 수출액, 기업경기실사지수는 회복 단계에 접어들었다. 소비자기대지수, 건설기성액(실제 시공이 이뤄진 금액), 수입액, 기업경기실사지수 4개(회복 국면)를 제외한 6개 지표가 모두 하강 국면에 있던 1년 전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지난 2009년 최저점을 찍었던 경기순환시계는 지난해 상반기에 본격적인 희망 곡선을 보였다. 지난 4월 취업자 수가 증가한데 이어 5월엔 설비투자가 하강에서 회복 국면으로 이동했다. 회복세였던 소비자기대지수는 6월에 상승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경기순환시계는 회복-상승-둔화-하강이라는 경기 순환 주기에서 각 지표가 어느 단계에 있는지 보여준다. 계절 요인이나 파업, 인구효과 등을 제거하고 순수하게 경기순환에 따른 증감만 보기 때문에 경기판단에 도움이 된다.

◆살아나는 현장 경기

현장에서 느끼는 소비 경기가 호전되는 신호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우선 소비지수를 표현하는 대형마트 매출이 살아나고 있다. 지난달 대형마트 매출은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18.4% 증가했다. 한 전자제품 마트의 경우 올해 대형 가전판매가 작년 동기 대비 두 배가량 늘었다.

지난 3년간 매출 부진에 허덕이던 백화점도 희색이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올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5% 늘었고,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도 각각 6%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이 조사하는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달 109.0으로 2011년 1월(111.0) 이후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들의 경제 상황에 대한 종합 심리를 나타낸 것으로 100보다 높으면 소비자들이 향후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회복세 이어질까?

각종 경제지표가 상승세이지만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이어진 투자 감소 현상 때문에 소폭 반등이 두드러져 보이는 착시 효과라는 것이다. 또 최근에 보이는 반짝 상승은 6, 7년 전과 비교해 미미한 수준이라는 주장도 함께 일고 있다.

그러다 보니 투자증가는 물론이고 고용창출과 소비증가로 이어지는 순환 사이클은 당장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특히 투자가 경기 전반에 온풍을 일으키려면 결국 수출이 핵심인데, 중국 경기 둔화, 신흥국 불안 확산이라는 먹구름이 완전히 걷히지 않을 경우 언제라도 기업 심리는 후퇴할 수 있다는 것.

삼성전자'현대차 등 국내 주요기업의 실적이 지난해 4분기 이후 꺾이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점도 우려할 만한 대목이다. 경기 침체가 워낙 장기화되고 있어 내수시장이 축소된 기업에 매출 부진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결국 체감 경기까지 살아나려면 지표 경기가 지금보다 훨씬 강하게 반등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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