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교육 비타민] 아이들은 가장 인상 깊었던 경험을 그린다

입력 2014-02-18 07:27:22

필리핀 여행을 다녀 온 8세 여자 아동이 그린
필리핀 여행을 다녀 온 8세 여자 아동이 그린 '마사지숍' 그림.
백중열 대구교대 미술교육과 교수
백중열 대구교대 미술교육과 교수

부모는 자녀의 다양한 심리와 마음을 읽기 위해 아이들 그림에 관심을 갖습니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그림을 통해 어떻게 심리를 반영하는지, 무엇을 의미하는지 궁금해 합니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주변환경 속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는 아이들 세계에 대해서는 관심이 부족해 보입니다.

아이들 그림을 감상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여행을 자주 다녔거나 호기심이 많은 아동들의 그림 속에서는 더욱 다양한 생각을 읽을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여행을 다니거나 경험했을 때 가장 인상깊은 장면을 기억하지만 언어로 소통하기 어려울 때 그림으로 표현합니다. 그러므로 다양한 경험을 하는 아동들 그림에서 심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의 주변환경과 다양한 경험을 연계해 내용을 분석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필리핀 여행을 다녀 온 8세 여자 아동이 그린 '마사지 숍' 그림은 우리 관광객들의 행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직관력이 우수하거나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잘 관찰하는 능력을 갖고 있는 아이들은 여행할 때 자신이 가장 관심있는 이미지를 오래 기억하고 그림으로 반복해 표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쉽게 생각하거나 지나치는 단순한 형태에도 관심을 갖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도시 이미지가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알 수 있습니다.

8세 여자 아동이 치과를 다녀 온 후에 그린 '치과' 그림에서 아이의 치아가 유난히 큰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주변에 있는 의사와 간호사는 작게 그리고 자신을 중앙에 커다랗게 그리고 있습니다. 어른이 크고 아이가 작은 것이 그림의 원리에 알맞지만 아이들은 자기 중심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때문에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크기에 대한 비례감을 지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사랑을 많이 받거나 자신감이 있으면, 일반적으로 자신을 가장 크게 그리고 주변을 작게 그리는 것이 아동 발달단계에 알맞습니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비례감을 지도하기보다 내용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백중열 대구교대 미술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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