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외대"학생들 건물 빠져 나오는 중 참변"

입력 2014-02-18 07:53:24

부산외국어대측은 오후 8시 15분쯤 건물에 균열을 발견한 학생들이 차례로 빠져나오는 도중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부산외대 변기찬 국제교류처장은 18일 오전 1시 사고수습대책본부가 마련된 남산동 캠퍼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사고 상황에 대해 변 처장은 "저녁식사를 마치고 단과대학별로 레크리에이션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오후 8시 15분쯤 지붕에 균열을 발견한 학생들이 대피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단과대학인 아시아대학 소속 신입생 340명과 재학생 등 모두 560명이 있었던 것으로 대학은 확인했다. 교학처장과 학생과 직원 등 교직원 3명이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했다. 이들은 사고 당시 현장에 있었지만 대피를 지시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부산외대 아시아대학은 중국학부, 일본어과, 인도학부, 아랍어과, 미얀마어과, 베트남어과, 태국어과,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어과로 구성돼 있다.

변 처장은 "이번 행사는 총학생회 주최로 14학번 새내기들이 대학생활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마련한 행사"라며 "대학이 주최하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은 오는 27일 열리는 입학식과 더불어 당일 행사로 계획돼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장소선정은 총학생회가 했지만 학교 담당자와 협의해 진행했을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대학 측은 사고 수습을 위해 현장과 병원에 교직원 20여명을 급파했다. 변 처장은 "현재 경주에 있는 학생들을 리조트에서 1박을 하게 한 뒤 18일 오전9시 경주를 출해 학교로 복귀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해린 부산외대 총장은 사과문을 통해 "대학을 믿고 학생을 맡긴 학부모께 죄송하다"면서 "이번 사고로 피해를 본 학생에 대해서는 앞으로 대학이 할 수 있는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정 총장은 "경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발생한 불의의 사고에 대해 학생들을책임지는 총장으로서 먼저 머리 숙여 죄송한 말씀을 올린다"며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학부모들과 학생들에게 약속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부산외대는 18일 오전 체육관에 합동분향소를 마련해 희생자들을 추모하기로 했다.

17일 경주 마우나오션 리조트 붕괴사고로 다수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부산외국어대는 부산의 대표적인 4년제 사립대 가운데 하나다.

학교법인 성지학원이 1981년 부산 남구 우암동에서 자리를 잡은 부산외국어대는영어과와 인도네시아어과 등 10개 학과로 출발했다.

이후 기독교 정신과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다원화된 국제사회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한다는 건학이념에 따라 외국어 교육영역을 점차 확대, 올해 모집정원은 2천여 명에 달한다.

부산외국어대는 또 2011년부터 부산 금정구 남산동에 새로운 터전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14만4천64㎡에 학생과 교직원 9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컴퍼스 조성공사를 끝내고 이전 작업을 거쳐 남산동 캠퍼스 시대 개막을 앞두고 있다.

국내에서 4년제 대학이 캠퍼스를 통째로 옮기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이는 2015년까지 동남권 3대 사립대로 성장한다는 야심 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발걸음이다.

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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