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 100만원 빌려 도주 등 전국 돌며 종교인 상대로 범행
지난해 9월쯤 대구 북구의 한 사찰에 초라한 몰골의 A(56) 씨가 찾아왔다. A씨는 반야심경을 줄줄 외우면서 불교에 심취한 것처럼 자신을 위장했다. A씨는 이렇게 스님의 마음을 샀고 생활비가 필요하다며 100만원을 빌려달라고 했다. A씨는 스님으로부터 100만원을 받아 챙기고 유유히 사라졌다.
A씨의 사기 행각은 치밀했다. 사찰을 찾기 전에 사찰에 전화를 걸어 자신을 인근 성당의 신부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아는 마약사범이 있는데 불심이 강한 신자이니 좀 도와달라고 하면서 스님의 경계심을 풀었던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이 같은 수법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이달 5일까지 대구, 서울, 김천 등지의 종교인을 상대로 9차례에 걸쳐 910만원 상당을 가로챘다. 대구 중부경찰서는 13일 사기 혐의로 A씨를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주거지 없이 혼자 사는 A씨의 처지를 안타까워하면서 처벌을 원치 않았고, 신분 노출도 꺼리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점을 A씨가 악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경찰은 밝혀진 범죄 사실 외에 더 많은 사례가 있을 것으로 보고 A씨 등을 상대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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