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 대통령 시어머니와 할 말 다하는 며느리

입력 2014-02-14 07:43:09

EBS '다문화 고부 열전' 14일 오후 10시 45분

EBS '다문화 고부 열전'이 14일 오후 10시 45분에 방송된다. 전남 무안군에는 시어머니의 집권 아래 살아가는 한 가족이 있다. 며느리만 잘하면 원하는 것은 모두 해주겠다는 집안의 대통령, 시어머니 주영례(73) 씨와 시어머니 말을 따르면서도 할 말은 다 하는 베트남 며느리 판티권아(28) 씨가 그 주인공.

10살 때부터 남의 집 유모를 하며 고생하다 결혼했지만, 폐결핵을 앓는 남편 대신 힘든 농사일을 책임져야 했던 시어머니는 아직도 농사를 짓고, 겨울에는 굴을 캐 쌈짓돈을 번다. 그 돈으로 손자 셋을 낳아준 며느리가 고마워 자동차까지 사줬다. 하지만 평소 생활비를 아끼지 않는 며느리가 못마땅하다. 올해로 결혼 9년차인 며느리 판티권아(한국이름 주은혜) 씨. 베트남에서 미용사의 꿈을 꾸다 부모의 권유로 한국으로 시집왔다. 이제는 어엿한 살림꾼이 됐지만 아직도 경제권을 주지 않은 시어머니가 섭섭하다.

아이들 반찬거리를 사기 위해 시어머니에게 5만원을 받아 시장으로 나선 며느리. 하지만 반찬은 뒷전, 신발 가게로 들어가 신발을 고르고 남은 2만원으로 장을 보려다 시어머니에게 들켜 혼이 난다. 판티권아 씨는 매번 필요할 때마다 시어머니에게 돈을 받는 것도, 남편 월급을 시어머니가 관리하는 것도 자신이 믿음을 주지 못해서라고 생각한다. 어느 날 판티권아 씨는 시어머니를 모시고 친정 나들이를 떠난다. 한국과 다른 베트남 문화를 보여드리고 싶어서다. 베트남 돈을 모르는 시어머니는 처음으로 며느리에게 여행경비를 맡긴다. 안락미로 지은 밥이 입에 맞지 않아 한국의 차진 밥이 그립기만 하다. 베트남에서 입장이 바뀐 고부는 역지사지로 서로를 이해하게 될까.

황희진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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