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하남과 아슬한 연애 '만족' 상대역 엉덩이 베드신 '어색'
"40대 여성들의 우정과 사랑 이야기, 저는 공감할 수밖에 없죠. 저 또는 주변에 애를 키우는 언니들, 제 또래지만 결혼 안 하고 사는 사람들 이야기니까요."(웃음)
배우 엄정화(45)는 13일 개봉한 영화 '관능의 법칙'으로 인사를 시작했다. 전작 '몽타주'로 모정에 사무친 엄마를 연기해 지난해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던 엄정화와는 또 다른 모습이다. 그는 40대 세 여자의 성과 사랑, 그리고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이번 영화에서 연하남과의 아슬아슬한 연애를 시작하려는 시크한 매력의 케이블채널 예능국 PD 신혜 역을 맡았다.
신혜 역할에 많이 공감했다는 엄정화. 이유는 "어떤 일로 만나게 됐는데 상대가 적극적으로 대시해 오면 왜 안 만나겠나? 절대 피하지 않는다. 결혼이 목적이 아니어도 데이트하고 연애할 수 있다. 또 사랑하면 결혼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기 때문"이란다. 현실 속에서도 마찬가지다. 매력적인 연하남이 다가오는데 거절할 이유가 절대 없단다.
'관능의 법칙'은 엄정화가 맡은 신혜 외에도 문소리가 아들을 유학 보내고 제2의 신혼을 즐기는 도발적인 아내 미연으로, 조민수가 딸을 시집보내고 남자친구와 로맨스를 즐길 기대에 부푼 소녀 감성의 베이커리 카페 주인 해영으로 관객의 흥미를 끈다. 연애와 사랑에 솔직한 세 여자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는 '베드신'이 화제이기도 하다. 앞서 권칠인 감독은 언론시사회에서 "등장하는 신 중에 사용 안 하겠다고 한 장면이 있었는데 편집과정에서 부득이하게 쓰게 돼 양해를 구해야 했다"고 미안한 마음을 전한 바 있다.
엄정화는 "내 상대역인 (이)재윤 씨의 엉덩이가 나오는데 그 부분이 직접 나올 필요가 있었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나중에 찍고 나서 보충하긴 힘들잖아요? 재윤 씨와 오랫동안 베드신을 찍었어요. 편집 관련해서는 영화의 색깔이 잘 묻어나야 하는데 베드신이 과하면 영화 색과 안 맞을 수도 있을 것 같았기 때문에 다 같이 판단하기로 했던 것이죠. 물론 제가 편집 재량권을 갖겠다는 건 아니었고요."
엄정화는 극 중 사랑에 적극적인 미연(문소리)과 재호(이성민) 부부에 대해서도 "'저런 부부가 진짜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긴 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왠지 이런 부부도 있을 법하지 않나'라는 생각도 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자신이 미연을 맡았으면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갈 수 있지 않았을까?"라고 도발적인 아내 미연을 향한 호감도 표했다.
세 사람이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춘 건 처음이다. 첫 만남이었는데 은근한 기 싸움이 있지 않았을까?
엄정화는 "불편한 기 싸움은 아니었다"며 "다들 어떤 면을 가지고 있을까라는 호기심이었다. 서로 알아가는 시간도 필요했는데 서로를 알고 난 뒤에는 '이 캐릭터들을 어떻게 잘 표현할 수 있을까?'라는 긍정적인 의미로의 경쟁이었다"고 짚었다. 또 "모든 신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기가 생성됐는데 그 경쟁이 좋은 기 싸움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관능의 법칙'은 지난 2003년, 30대 여자들의 우정과 사랑을 담은 영화 '싱글즈'를 연출한 권칠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싱글즈'의 후속편 아닌가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싱글즈'와 별로 다른 게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엄정화는 "다른 영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여자들이 어떤 시간이 지나면 포기해야 하는 게 있다고 하는데 그런 것들은 고정관념 아닌가? 그런 걸 없애야 한다. 여성들에게 일도 중요하고, 사랑도 정말 중요하다. 또 30대나 40대, 50대 모두 달라지는 게 없다. 나이가 들어도 충분히 관능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혹자는 능력 있는 여성들이 혼자 사는 걸 즐긴다고 생각한다. 특히 신혜같이 소위 말하는 잘나가는 여성들은 더 그럴 것 같다. 하지만 엄정화는 "일을 잘하는 능력과 사랑은 별개"라며 "사랑 없이 살아가는 건 무섭고 싫다"고 여성을 대변했다. "결혼 안 하면 딱한 사람으로 보는 것도 싫지만, 그렇다고 평생 혼자 살고 싶지 않다"는 것도 엄정화의 속마음이다.
'골드미스' 엄정화. "좀 더 일찍 결혼하지 않은 게 후회되지는 않는다"는 그는 "남은 인생도 재미있게 살고 싶다"고 바랐다. "저는 일과 사랑을 동등하게 해왔다고 생각해요. 하나를 포기하지 않는 스타일이에요. 두 개를 병행하죠. 지금도 마찬가지고요."(웃음)
엄정화는 과거 가수로도 활발히 활동했다. 댄스 가수로의 복귀 계획은 없을까.
"아직도 춤을 잘 춘다"는 그는 "조만간 앨범을 내고 팬들을 찾아갈 것"이라고 했다. "요즘 일하는 데 있어 더 의욕적이 됐다"는 엄정화는 "예전에는 뭔가가 주어졌고, 주어진 안에서 열심히 했다. 그게 자연스럽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좀 더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하고 열심히 할 수 있게 됐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내 또래 중에서도 나는 유독 피곤함을 느끼지 않고 살아왔던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이어 "지금 같은 시간이 어느 순간 없어질 수도 있는데 그런 순간이 오면 두려울 것 같다"며 "더 재밌게 놀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체력이 좋아야 할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운동도 열심히 한다"고 덧붙였다.
그간 충무로에는 남자 영화가 많았는데 올해는 여자 영화가 꽤 된다. 최근 개봉한 '조선미녀삼총사'를 시작으로, '관능의 법칙'이 그 바통을 이어간다.
엄정화는 "여자들의 이야기가 다양하게 만들어지고 있는 건 좋은 것 같다. 하지만 관객들이 영화를 선택해야 그 이야기들이 계속된다"며 "그런 면에서 '관능의 법칙'이 정말 잘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그는 또 "오랜 기간 연기 활동을 했는데 동생 엄태웅과 호흡을 맞춘 적은 없다"며 "제작자분들이 우리가 함께 있는 장면을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이상하게 그런 제안은 한 번도 받아보지 못했다. 기회만 있다면 태웅이와 함께 출연하고 싶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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