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동해안이 7일부터 일주일째 이어진 폭설로 시름하고 있다. 이렇게 눈이 내린 것은 기상청 관측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하지만 가까운 대구와 영천 등지만 가도 눈은커녕 오히려 햇볕이 쨍쨍한 봄 날씨를 방불케 한다. 왜 이런 이상 현상이 일어난 것일까.
기상청 집계 결과 경북 동해안지역의 누적 적설량(녹은 양 포함 7일치 총합'13일 오전 9시 기준)은 포항 73.2㎝, 울진 50㎝, 경주 37㎝이다. 지난 1989년 포항 등 경북 동해안에 평균 누적 적설량 60㎝ 정도의 폭설이 내린 후 25년 만에 가장 많이 내린 눈이다.
대구기상대는 동해지역 폭설은 북쪽 고기압과 남쪽 저기압이 만나서(북고남저) 동해 상의 차고 습한 공기가 해안으로 들어오면서 비롯됐다고 했다. 대구기상대 관계자는 "예년과 달리 올해는 캄차카반도 부근에 기류를 저지하는 '블로킹' 현상이 강해지면서 비구름이 해안가에 정체돼 눈이 자주 오고 있다"고 했다.
반면 대구의 올겨울 신적설량(새로 쌓인 눈의 양)은 지난해 12월 14일 0.5㎝, 12월 20일 2.7㎝를 기록했고 몇 차례 눈 날림 현상이 있었을 뿐 큰 눈이 내리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대구는 기압골의 영향으로 겨울에 눈이 내리는데 올해는 기압골이 대구에서 멀리 떨어져 지나가면서 영향을 주지 못해 눈이 많지 않다는 것이 대구기상대의 설명이다.
연세대 대기과학과 염성수 교수는 "바다 수증기 등 습기를 가득 머금고 서쪽으로 이동하던 구름이 태백산맥에 막히면 상층으로 이동할수록 온도가 낮아져 당연히 눈을 뿌리게 된다. 예년 같으면 하루나 이틀 정도 후 내륙지방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올해는 그렇지 못했다"고 했다.
대구기상대는 당분간 포항을 비롯한 동해안은 눈이 자주 오고 대구는 눈을 보기 어려운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창훈기자
신동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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