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아시아 프로젝트 대구 유치 목표"
"언제까지나 K-POP 중심의 한류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될 겁니다. 이제 한국에 대한 호기심을 바탕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가 진정한 우리 것이 어떤 것인지를 세계 속에 알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대금연주자 양성필(49'대구시립국악단 수석, 국악퓨전연주단체 필소굿의 리더) 씨는 최근 그리스로 공연을 다녀왔다. 그리고 그곳에서 한류의 확장 가능성을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 K-POP에서 촉발된 관심이 점점 '한국에 대한 모든 것'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전통문화인 우리 음악을 받아들이는 그리스인들의 자세는 놀라웠다. 단순히 대금 선율을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듣는 게 아니라 진정으로 빠져들어 즐기는 모습에 오히려 연주자인 그가 더 감동을 받을 정도였다. 양 씨는 "이번 여행에서 대단히 무거운 숙제를 하나 안고 온 느낌"이라며 "저뿐 아니라 많은 국악인과 전통문화에 몸 담고 있는 이들이 지역, 그리고 국내에만 머무를 것이 아니라 SNS와 유투브 등의 채널을 통해 세계 속에 한국을 알리는 데 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대금연주자인 양 씨가 처음부터 국악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고등학교 시절 학교 밴드부에서 드럼을 쳤던 그는 막연히 음악이 좋아 음대에 진학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우연찮게 학교를 방문한 대금연주자 이인수 선생의 연주를 듣고 그 소리에 매료돼 대금을 배우기 시작했고 경북대 국악학과에 진학하게 됐다. 대학 졸업 무렵에는 음악 교사가 될까 잠시 고민도 했지만 기왕에 음악을 시작했으면 전문적인 연주자의 길을 걸어야겠다는 소신으로 대구시립국악단에 입단했다.
올해로 대금을 손에 쥔 지 30년. 양 씨는 "사회생활을 시작하던 초기부터 20년 정도는 내가 국악인으로 성공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스스로 성숙되는 과정이었지만, 이제는 나 혼자만의 음악을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대구경북의 전통음악을 알리고 한 단계 발전시키는 일에 일역을 담당하고 싶다"고 했다.
지난해 여름 발표한 5집 앨범 '만파식적'은 이런 고민에서 이뤄진 작업이었다. 지극히 한국적이면서도 한편으로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코드를 통해 딱딱하게 굳어진 현대인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힐링 음반을 출시한 것이다. 이 음반은 'CDBaby'라는 미국 음반회사를 통해 해외 유통되는 한편 아마존, 스포티파이, 아이튠즈 등에서도 음원 유통이 이뤄졌다. 그의 연습실 '수오제'에서 4년째 이어오고 있는 '사랑방 풍류음악회' 역시 지역 국악의 나아갈 길을 모색하고, 후배들에게 뜻깊은 음악의 장을 펼쳐주자는 차원에서 마련한 것이다. 양 씨는 "숨소리까지 같이 호흡할 수 있는 작은 무대를 통해 국악의 매력을 좀 더 널리 알리고, 관객들과의 교류를 통해 젊은 음악인들이 한층 성숙할 수 있는 마당을 펼쳐주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올해는 스스로 음악생활 30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 중이다. 5장의 앨범들을 다시 모아 베스트 앨범을 출시하는 한편 다양한 구성의 30주년 기념음악회를 구상 중이다. 지난해 인도 공연에 이어 올 10월 대만에서 열리는 ONE ASIA PROJECT에 또다시 초대받은 것을 계기로 대구에서 ONE ASIA PROJECT가 열릴 수 있도록 초청하고 싶다는 목표도 세웠다. "나 혼자만을 위한 '나'라는 브랜드가 아니라 우리의 전통문화를 앞장서 알리기 위해 '대표선수'라는 신념을 갖고 신명나는 음악 판을 계속 펼쳐보일 생각입니다."
사진 김태형기자 th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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