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내 5급 이상 베이비 부머 절반 퇴직, 연쇄 승진 후속인사
대구 공직사회에 인사 태풍이 휘몰아친다.
대구시의 경우 당장 올해 5급 이상 간부 130여 명이 무더기로 공로연수에 들어가는 것을 시작으로 2017년까지 5급 이상 439명이 자리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현재 대구의 5급 이상 공무원(880명)의 절반에 이르는 숫자여서 대구 공직사회의 지각 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올해 공로연수에 들어가는 1955년생 공무원은 ▷2급 이상 1명 ▷3급 5명 ▷4급 37명 ▷5급 88명 등 131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해 공로연수에 들어간 5급 이상 37명보다도 3배 이상 많다. 올해처럼 대구시 실'국장급(3급 이상) 6명이 한꺼번에 나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지난해엔 4급 13명, 5급 24명만 공로연수를 갔을 뿐 3급 이상은 한 명도 없었다.
인사 태풍의 시작은 올 6월부터다. 올 상반기에만 ▷2급 이상 1명 ▷3급 3명 ▷4급 18명 ▷5급 51명 등 73명이 공로연수에 들어간다.
이처럼 퇴직자가 한꺼번에 몰린 이유는 이들이 '베이비부머'이기 때문. 이들은 1950년대 중'후반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로 이 연령대 인구가 워낙 많다 보니 몇 년에 걸쳐 공직으로도 대거 유입됐다. 또 1981년에 대구가 일반 시에서 직할시로 승격되면서 공무원 정원이 크게 늘어난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이때도 많은 베이비부머가 공직에 발을 들였다.
올해 공로연수를 앞둔 대구시 한 간부 공무원은 "베이비붐 세대 인구 자체가 많은데다 이들의 취업 적령기인 1970년대 중'후반에 우리나라 근대화가 진행되면서 행정 수요가 늘어 공직 문호도 많이 넓어졌다"며 "기업의 경우는 공무원보다 퇴직이 빠르기 때문에 벌써 7~10년 전에 이러한 '세대교체' 현상을 겪었다"고 했다.
대구시가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의 지방공무원(598명)을 채용하기로 한 것도 올해부터 시작되는 베이비부머 공무원들의 대규모 '엑소더스'를 감안해서다.
이처럼 공무원들의 무더기 퇴직에 따른 후속 인사도 대규모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5급 이상 간부 공무원이 절반 가까이 빠져나가면서 연차적인 승진 인사가 불가피해 대대적인 물갈이가 예상된다.
이러한 대규모 세대교체로 인해 자칫 승진의 변별력이 떨어지거나 조직의 안정성이 저해될 수 있다는 걱정의 목소리도 나온다. 또 이를 절호의 승진 기회로 삼아 직원들이 정상적이지 못한 방법을 동원하거나 임용권자의 재량이 커져 줄 서기 병폐가 나타나는 등 인사 잡음이 생길 우려도 있다.
반대로 승진문이 트이면서 능력 위주의 발탁 인사가 빛을 발할 수 있고, 대대적인 물갈이로 공직사회의 분위기를 쇄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베이비부머가 빠져나가면 대구 공무원의 평균 연령이 크게 내려간다"며 "현재 대구 공직사회는 1955~62년생 공무원이 많고, 1963~67년생은 적어졌다가 다시 1968~72년 공무원이 많은 식의 세대별 구조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공로연수=정년퇴직 예정 공무원을 대상으로 사회 적응 준비 기회를 주고, 기관의 원활한 인사 운영을 위해 출근하지 않도록 하는 제도. 1년간(5급 이상) 공무원 신분은 유지되지만 보직에서 제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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