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구청장이냐? 국회의원 도전이냐? 곽대훈의 선택에 판도 달렸다
대구 달서구는 인구 60만 명이 모여 사는 공룡 지방자치단체다. 따라서 달서구청장 자리는 웬만한 국회의원보다 정치적 입지가 강하다. 이곳을 지역구로 선출된 국회의원만 셋이나 된다. 대구경북에서는 유일하며, 전국적으로도 서울 노원'송파구와 경기 수원'용인시 외에는 없다. 그래서 미니 기초자치단체와 달리 대구경북에서 상징적인 의미 부여가 가능한 이곳의 수장 자리를 두고 치열한 샅바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곽대훈 구청장의 고민
대구 달서구청장 선거에서는 재선의 곽대훈 달서구청장의 행보가 초미의 관심사다. 곽 구청장의 선택에 따라 6'4 지방선거는 요동칠 수 있다.
곽 구청장은 2005년 황대현 당시 달서구청장의 유고로, 부구청장으로서 권한을 대행하다 2006년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구청장 자리에 올랐고, 2010년 재선에 가뿐히 성공했다. 두 차례 선거 과정에서도 사실상 독주했기 때문에 곽 구청장이 이번에 3선에 도전할 경우 대항마로 꼽히는 후보는 사실상 없다는 것이 지역 여론이다.
그래서 곽 구청장이 어디로 눈길을 돌릴지 여부에 따라 선거의 판세가 달라질 수 있다. 일단 곽 구청장은 대구시장 꿈은 접은 것으로 보인다. 지역 한 인사는 "지난해 초만 해도 곽 구청장은 서울과 대구를 오가며 대구시장 가능성을 타진했고, 지역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벌였지만, 지난해 중순 이후 활동폭이 확 줄었다"고 말했다.
대신 곽 구청장은 요즘 조원진 새누리당 국회의원(대구 달서병)의 행보에 부쩍 관심을 가지고 있다. 조 의원이 사실상 대구시장 선거전에 뛰어들면서 조 의원의 지역구가 비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석에서도 국회의원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문제는 조 의원이 새누리당 대구시장 후보가 돼야 한다는 전제가 따라붙는다. 조 의원이 새누리당 대구시장 후보가 된다면, 7월에 달서병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보궐선거에 나서기 위해선 곽 구청장은 4월 1일까지 구청장직에서 사퇴해야 한다. 이 때문에 조 의원이 3월 말까지 국회의원직을 버리거나, 조 의원이 새누리당 경선에서 이긴다는 것을 확신하지 않는다면 이런 가정 자체가 사라진다. 곽 구청장의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요지부동 아성, 누가 뛰어넘을까
현재 곽 구청장에 도전장을 내민 후보는 김원구 대구시의원과 야권 후보로 나선 민주당 김철용 달서병지역위원장 정도만 거론된다. 다른 지역에 비해 선거 흥행이 떨어지는 양상이다.
김 시의원의 경우 능력은 인정받고 있다. 초선으로서 시의회 행정자치위원장까지 맡고 있다. 날카롭고 예리한 의정 활동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는 평이다.
하지만 달서병지역 시의원으로서 지지 기반이 넓지 못한 약점도 있다. 그래서 김 시의원은 현재 대구시장 후보로 사실상 뛰어든 조원진 국회의원을 도와 정책기획을 맡고 있다.
김 시의원은 "대구 전반의 정책을 기획하고, 가장 넓은 달서구 지역의 현안에 대해서도 짚으면서 많은 공부를 하고 있다"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피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철용 위원장은 현재 대구시장 선거에 야권 후보로 나선 김부겸 민주당 전 국회의원과 상의 중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선거 분위기가 지난 선거와는 사뭇 다르게 흐르고 있어 충분히 싸움이 될만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달서구청장이 되면 인구가 많고 지역이 넓은 특성 탓에 행정서비스가 다른 구에 비해 뒤처진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 부분에 역점을 둘 생각"이라며 "대구를 먹여 살리고 있는 성서공단과 달서병 지역의 노후화된 주거지역에 대한 맞춤형 정책을 펴나가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달서구청장 출마를 저울질했던 다른 많은 도전자는 하나같이 곽 구청장이 3선에 나선다면 접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도이환 전 대구시의회 의장은 "지난번 무소속으로 출마해 봐서 아는데 여당 후보, 특히 현역을 넘어서는 것은 힘들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최문찬 전 대구시의회 의장도 손사래를 쳤다. 도영환 전 달서구의회 의장은 "공천 폐지가 된다면 생각해보겠는데, 현재로서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박돈규 시의원은 "곽 구청장이 다른 곳으로 생각을 바꾸면 도전할 생각"이라고 했고, 김재관 달서구의회 의장은 "시의원 도전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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