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어린이공연이 있는 날이면 다른 날보다 더욱 긴장한다. 안전사고 때문이다. 다른 장르의 공연보다 더 많은 안전요원을 배치하고 안전에 대한 주의사항을 세부적으로 꼼꼼히 주지시켜야 한다. 그래도 종종 사고가 일어난다.
공연이 시작하기 전에 객석을 오픈하면 그때부터 객석과 무대는 아이들의 놀이터가 된다. 부모와 함께 아이들이 입장하여도 지정석에 가만히 앉아있는 아이가 드물다. 객석을 뛰어다니거나 무대에 올라가서 뛰어내리고, 심지어는 무대 소품을 망가뜨리기도 한다. 그러나 어느 부모 하나 자기 아이를 내려오게 하거나 제지하는 광경을 보지 못했다. 안전요원의 주의나 안내방송에 의해 겨우 제자리에 앉는다. 외국의 경우는 어릴 때부터 공공장소에서 지켜야 할 예절을 철저히 교육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공공장소에서 남에게 피해를 주더라도 자식을 야단치거나 나무라는 모습이 차츰 사라져 가고 있는 것 같다.
요즘 부모들은 자녀에 대한 맹목적인 사랑으로 서로를 위해 지켜야 하는 공공장소에서의 예절 등은 잊은 지 오래다. 자녀가 하나 둘이다 보니 아이에게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 대부분이다. 부모의 마음이 단순히 아이에 대한 사랑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과잉보호하는 것으로 확대된다. 내 아이에게 남들만큼만은 해주어야지, 또 내 아이만큼은 기죽이지 않고 키우자라고 생각하여 양육하는 것이다.
요즘 부모들은 누가 피아노 학원을 다니는데 내 아이가 안 다니면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먼저 부모가 알아서 학원을 보낸다. 결국 아이가 원해서가 아니라 다른 아이가 다니고 있기 때문에 학원을 보내는 것이다. 아이들은 자기가 관심 있는 분야나 배우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조차 모른다. 하지만 아이에게 피아노를 배우고 싶은지 의견을 물어보고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물어보는 것이 아이의 독립성을 기르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아이가 친구들과 놀다가 싸웠을 때 내 아이가 맞고 들어온 것을 보면 부모들이 더 흥분하여 당장 싸운 친구 집에 전화를 걸어 우리 아이 왜 때렸냐고 따진다. 하지만 아이들은 서로 싸웠어도 언제 그랬느냐는 듯 금방 웃고 지낸다.
부모들이 모든 것을 통제하고 내 아이만 귀하다고 생각할 때 아이는 점점 독립할 수 없어진다. 어릴 때 내 아이를 기죽이지 않는 것이 사회에서 기죽지 않는 것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좀 서툴더라도 어릴 때부터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공공장소에서의 예절이나 서로를 위하는 배려 정도를 할 수 있는 아이가 결국엔 이 사회가 바라는 인재상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시도와 실수를 겪은 아이들이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고 우리의 미래를 더 밝게 만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박병준 북구문화예술회관 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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