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하면서 마음도 '와플'처럼 따뜻해졌죠"

입력 2014-02-11 06:10:13

포항 영일고 동아리 '와플' 가족 간 사랑 '아비' 공

포항 영일고의 연극 동아리
포항 영일고의 연극 동아리 '와플'이 4, 5일 포항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제2회 정기공연을 진행했다. 영일고 제공

포항 영일고등학교(교장 서정윤)의 연극 동아리 '와플'의 활약이 눈길을 끌고 있다. '와플'은 지역 연극제에서 잇따라 입상, 학교의 이름을 널리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4, 5일 '와플'은 포항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제2회 정기공연을 가졌다. 무대에 올린 연극은 김동기 작가의 '아비'. 30억 재산을 전부 한 대학교에 기부하려는 아버지와 그것을 막으려는 자식들 간에 벌어지는 이야기로 황금 만능주의, 가족간 사랑 등을 다루는 작품이다.

'와플'은 지난해 열린 제10회 포항 청소년연극제에서 최우수연기상과 우수 연기상을 받고, 제 21회와 22회 경북 청소년 연극제에서 연속으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할 정도로 탄탄한 실력을 자랑하는 동아리. 이번 정기공연에서 '와플'은 그동안 갈고닦은 연기 솜씨를 무대 위에서 마음껏 발휘해 관람석을 채운 학생, 학부모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와플' 소속 학생들은 이번 공연에 올릴 작품을 직접 각색, 연출했다. 재능 기부를 자처한 김삼일 자유소극장의 배우 이제우 씨도 학생들의 멘토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번 공연에서 아버지 역할을 맡은 김종민(2학년) 군은 "함께 공연한 친구들과 사이가 더욱 좋아지고 아버지의 사랑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되새겨본 기회가 됐다"며 "연극을 준비하면서 다소 소극적이던 성격이 적극적이고 열정적으로 변한 것도 큰 소득"이라고 했다.

와플의 활약은 영일고 특유의 교풍(校風)에서 비롯된 것이다. 영일고는 대학입시 대비 못지않게 창의'인성 교육을 중시해 교과 학습 외에도 다양한 비교과 활동을 장려한다. 2004년부터 신입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1인 1악기 교육'이 대표적인 사례다. 신입생들은 한 해 동안 클라리넷, 플루트, 색소폰, 드럼, 가야금 중 하나를 골라 매주 2시간씩 배워야 한다. 학급별 발표회를 열 때쯤이면 제법 악기를 익숙하게 다루게 된다. 동아리 활동과 스포츠 활동도 영일고가 강조하는 부분이다.

'와플'을 지도한 이경우 교사는 "학업과 연극 연습을 병행하는 것이 힘들었을 텐데 정기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학생들이 대견하다"며 "앞으로도 학생들이 무대 위에서 꿈과 끼를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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