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올림픽 개막…뜨거운 겨울축제 시작되다

입력 2014-02-08 08:53:08

17일간의 열전 돌입 한국 60번째로 입장…화려한 개막식 장관

지구촌 최대 겨울 스포츠 축제인 제22회 소치 동계올림픽이 8일 새벽 러시아 흑해 연안의 휴양도시 소치의 피시트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화려한 막을 올리고 17일간의 열전을 시작했다.

'러시아의 꿈'을 주제로 160분간 펼쳐진 개회식 행사는 러시아 최초의 '차르'(황제)인 표트르 대제(1672~1725) 시절의 전성기를 떠올리면서 러시아의 부활을 알리는 데 중점을 뒀다. 개회식 총연출은 300편이 넘는 TV 프로그램을 연출하고 '운명의 아이러니' 등 약 30편의 영화 제작에도 참여한 콘스탄틴 에른스트가 맡았다.

피시트 올림픽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4만 관중은 카운트다운과 함께 경기장 한가운데에 요정처럼 등장한 '류보프'라는 이름의 소녀에 이끌려 러시아의 과거와 현재, 미래로 여행을 떠났다. 류보프는 러시아어로 '사랑'을 뜻한다. 개최국 러시아 국가가 연주되고 국기가 게양되고서 각국 참가 선수들이 입장했다. 선수들은 역대 처음으로 경기장 옆쪽이 아닌 지하로 연결된 중앙의 통로에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선수단 입장은 관례에 따라 고대 올림픽의 발상지인 그리스가 가장 먼저 하고 개최국 러시아 선수단이 마지막에 경기장으로 들어섰다. 두 나라를 제외하고는 러시아어의 알파벳 순서에 따라 입장했다.

우리나라는 폴란드의 뒤를 이어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의 맏형 이규혁(서울시청)을 기수로 앞세우고 60번째로 피시트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 선수단이 입장할 때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내외가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흔들며 환영했다.

선수단 입장 후 러시아가 자랑하는 고전음악과 발레, 건축, 전통문화 등을 통해 러시아의 역사가 그려졌다. 표트르 대제 시절 번성하는 러시아의 모습도 자랑했고, 대문호 톨스토이의 작품인 '전쟁과 평화' 속 장면도 연출됐다. 20세기로 넘어가서는 화려한 발레 공연과 대도시 모스크바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졌다.

드미트리 체르니센코 소치올림픽 조직위원장의 환영사,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축사에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올림픽 개회 선언을 하자 경기장에서 오색찬란한 불꽃이 피어올랐다. 러시아를 대표하는 발레곡인 차이콥스키의 '백조의 호수' 선율 속에 '평화의 비둘기' 공연이 이어졌다. 올림픽기가 게양되고 소프라노 안나 네트레브코가 올림픽찬가를 불렀다.

개회식의 하이라이트인 성화 점화는 러시아를 대표하는 스포츠 스타들이 맡았다. 먼저 마리야 샤라포바(테니스)가 선수들이 입장한 통로로 성화봉을 들고 나타나 옐레나 이신바예바(장대높이뛰기)에게 건넸다. 이후 왕년의 스타인 알렉산더 카렐린(레슬링)과 알리나 카바예바(리듬체조)에게 차례로 옮겨졌다. 성화봉은 다시 러시아 여자 피겨스케이팅의 영웅, 이리나 로드니나와 아이스하키의 전설, 블라디슬라프 트레티아크에 전달됐다. 둘이 맞잡은 성화봉을 바닥에 설치한 작은 성화대에 갖다대자 올림픽파크 가운데에 자리잡은 거대한 성화대로 불길이 솟아오르며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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