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도청이전, 포항-시청 이전, 김천-혁신도시 입주에 도심 공동화 가속화
경북 지역 주요 중소도시에 도심 공동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시청 이전이나 혁신도시 건설, 경북 신도청 이전 등 굵직한 개발 사업이 궤도에 오르면서 도시의 중심 기능과 상권이 외곽으로 옮겨가는 현상이 급격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안동시는 안동역을 중심으로 한 구 도심이 인구 감소와 경기침체 등에 시달리고 있다. 옥동과 강남동 일대에 신도시가 조성되고, 풍천면에 도청 신도시가 들어서게 된 탓이다. 2006년 이후 중구동과 명륜동, 용상동 등 구 도심권은 해마다 인구가 300~500명씩 빠져나가고 있다. 이에 비해 옥동과 송하동 등 신도심의 인구는 매년 1천여 명씩 늘고 있다. 주택 수도 증감폭이 두드러진다. 2010년 현재 중구동과 명륜동의 주택은 각각 10.3%, 2.2%가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옥동과 송하동의 주택은 39.5%, 34.8%가 급증했다. 오는 2018년에는 중앙선 복선전철화 사업으로 안동역도 송하동으로 이전할 계획이어서 구 도심 침체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안동 문화의 거리를 중심으로 한 구 도심 상권도 침체를 겪고 있다. 2012년 시외버스터미널이 송하동으로 이전한 이후 상가 매출이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는 것. 빈 점포도 크게 늘어나는 등 경영 악화를 호소하는 업주들도 속출하고 있다. 전성열(64) 중앙상점가상인회장은 "소비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영양, 청송 지역 주민들이 접근성 불편으로 발길을 끊으면서 중앙상점가의 매출이 50%가량 떨어져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혁신도시가 들어선 김천시도 사정은 비슷하다. 전통적인 중심 상업지구인 김천역 인근 평화남산동의 경우 도심기능을 잃고 있다. 1990년대 부곡택지지구 개발과 2000년대 신음동 지역 개발로 인구 유출이 심각한데다 KTX김천구미역이 혁신도시에 들어서면서 김천역의 유동 인구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2008년 1만1천260명이던 평화남산동의 인구는 2012년 1만580명으로 감소했다. 1천413곳이었던 사업체 수도 1천352곳으로 줄었다. 전체 건축물 2천880곳 가운데 75%인 2천163곳이 노후 건축물로 분류될 정도로 도심 노후화도 심각하다. 오는 2016년에는 김천경찰서 등 관공서도 혁신도시로 이전을 앞두고 있어 도심 공동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포항도 시청이 대이동으로 이전하면서 구 도심이 비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직격탄을 맞은 곳은 식당가와 술집이다. 시청 직원들이 주로 이용하던 식당들은 공무원의 발길이 끊기면서 대부분 폐업하거나 타 업종으로 돌아섰다. 대흥동 인근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박모(55) 씨는 "시청이 있을 때는 공무원뿐만 아니라 민원인들의 왕래가 잦아 쏠쏠한 재미가 있었는데 시청이 옮겨가고 난 후부터는 인근 동네 주민들만 이용해 매출이 말이 아니다"며 "이사를 가거나 전업을 하려고 해도 경제사정이 좋지 않아 그것마저도 여의치 않다"고 씁쓸해했다.
포항'이상원기자 안동'엄재진기자
김천'신현일기자 장성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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