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전자산업 아시아 허브 '영천'] ⑤항공산업 전문인력 양성

입력 2014-02-07 07:42:15

하늘길 산업 "우리가 접수"

대구공업대 항공정비과 학생들이 F-4E 항공기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민병곤기자
대구공업대 항공정비과 학생들이 F-4E 항공기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민병곤기자
경북항공고 실습실에는 F-5 항공기, 헬기, 엔진 등 각종 학습장비가 잘 갖춰져 있다. 민병곤기자
경북항공고 실습실에는 F-5 항공기, 헬기, 엔진 등 각종 학습장비가 잘 갖춰져 있다. 민병곤기자
경북전문대 항공전자과 2014학번 신입생들이 영어 특강을 듣고 있다. 민병곤기자
경북전문대 항공전자과 2014학번 신입생들이 영어 특강을 듣고 있다. 민병곤기자
구미대 헬기정비과 송병호(가운데) 교수가 학생들에게 항공기 엔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민병곤기자
구미대 헬기정비과 송병호(가운데) 교수가 학생들에게 항공기 엔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민병곤기자

정부의 항공산업발전 기본계획(2010∼2019년)에 발맞춰 대구경북 지역 대학들도 항공 관련 학과를 잇따라 신설해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정부는 2020년까지 항공산업 부문 매출 200억달러, 수출 100억달러 달성을 통해 세계 7위권의 항공 선진국 도약을 목표로 세웠다.

영천시 녹전동에 들어설 미국 보잉사의 항공전자 유지'보수'정비(MRO)센터와 국책사업으로 조성 중인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도 항공산업 발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경북도와 영천시가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영천시 중앙동'화산면 일원)에 추진하고 있는 '항공전자산업 부품단지'는 항공업계와 관련 대학 모두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항공대학으로 특성화-경운대 항공대학

구미시 산동면에 위치한 경운대는 2012년 산업대 체제에서 일반대로 전환하면서 단과대학인 항공대학을 신설했다. 항공산업을 미래 유망산업으로 보고 실무능력과 전문지식을 갖춘 항공 전문인력을 다른 대학보다 한발 앞서 양성하겠다는 취지다.

세계 항공시장 전망, 정부의 항공산업 육성 방침, 보잉사의 항공전자 MRO센터 건립 추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항공대학으로 특색을 갖춘 셈이다.

홍영호 경운대 항공대학장은 "국내 항공산업 분야에는 연구 및 개발 능력을 갖춘 석'박사급의 고급 인력은 많지만 실무를 담당할 중간층이 적은 것 같다"며 "향후 늘어날 항공업체의 수요에 대비해 현장 중심의 실무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했다.

경운대 항공대학에는 항공전자공학과, 항공정보통신공학과, 항공관광학부, 항공운항학과 등을 두고 있다. 이전부터 운영하던 전자공학과, 정보통신공학과, 관광학부 등을 항공 중심으로 바꿨으며 2011년 항공운항학과를 신설했다.

경운대 항공대학 4개 학과의 재학생은 600여 명이다. 2014학년도 항공대학 4개 학과의 학생 모집(170명) 경쟁률은 이 대학의 평균보다 2배나 됐다.

항공전자공학과에서는 전기전자기초, 전자회로, 디지털회로설계, 컴퓨터프로그래밍, 마이크로프로세스, 로봇제어시스템 등 일반 전자공학 관련 내용을 기본적으로 교육한다. 여기에 항공전자공학개론, 항공전자시스템, 항공통신시스템, 자동항행시스템, 위성전자시스템, 무인항공기시스템 등 항공전자 관련 과목의 이론 및 실습 교육을 통해 항공 전문인력을 양성한다.

항공정보통신공학과에서는 항공통신 및 정보통신 기반기술을 연구하고 교육한다. 이를 위해 유무선 통신, 정보 및 신호처리, 소프트웨어, 레이더 관련 기술, 통신시스템 설계 및 운용 등에 관한 이론 교육과 실습을 집중적으로 실시한다.

항공운항학과에서는 항공운항에 관련된 기초이론, 계기비행이론, 항공전자시스템 등을 가르친 뒤 모의비행과 운항실습으로 조종 실무 교육훈련을 거치게 된다.

최덕규 경운대 학생처장은 "항공 관련학과 졸업 후에는 항공업체, 대기업, 공군 조종사, 민간항공사, 연구소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다"며 "경북도 및 영천시와 업무 협력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라고 했다.

◆항공 관련학과 육성 나서-대구공업대 항공정비과

대구시 달서구의 대구공업대 본관 앞에는 F-4E(팬텀기) 항공기가 우뚝 서 있다. 공군에서 대구공업대 항공정비과 학생들의 실습을 위해 대여한 항공기로 학교 측의 항공 관련학과 육성에 대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대구공업대는 정부의 항공산업 육성전략, 보잉사의 항공전자 MRO센터 조성, 인근에 위치한 공군군수사령부 항공정비창 등을 고려해 특성화 방안의 하나로 2013학년도에 항공정비과를 신설했다. 당시 항공정비과 정원이 60명이었지만 전국에서 지원자들이 몰려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2014학년도에는 입학정원을 80명으로 늘렸지만 수시모집에서 경쟁률은 여전히 높았다.

이 학과 재학생들은 대부분 방학 중에도 학교에 나와 영어 및 전공과목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학생들은 3월에 실시하는 항공산업기사 시험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학생들은 2년간 항공 공학, 항공 역학, 항공 기체, 항공기 엔진, 항공정비, 항공기부품 설계, 기계공작법 등 다양한 교육과정의 이론과 실습수업을 받게 된다.

항공정비과 실습실에는 세스나기, F-5'F-4 항공기 엔진, 수송기 엔진 등 항공정비 엔지니어 양성을 위한 다양한 장비를 갖추고 있다. 교수진도 공군 항공정비창과 민간항공사 정비 분야의 다양한 실무 경력을 바탕으로 전문기술을 가르치고 있다.

여환수 항공정비과 교수는 "공군과 민간항공사에 필요한 항공정비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공군군수사령부의 항공정비창에서 정비실습을 실시하겠다"며 "레이더, 통신장비 등 항공전자 부품의 정비도 가르치고 있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졸업 후 공군의 기술부사관이나 군무원, 민간항공사, 소형항공기 제작업체, 항공기업 등으로 진로를 선택할 수 있다.

이별나 대구공업대 총장은 "항공정비과를 학교의 대표적인 학과로 키워나가겠다"며 포부를 밝힌 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의 항공기 기체분야 사업 진출을 감안해 정부 차원에서 항공산업을 집중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육군과 학군 제휴 협약-구미대 헬기정비과

"상당수 학생들이 방학 중에도 영어 및 항공정비 특강을 수강하며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구미대 헬기정비과는 2013년 헬리콥터 정비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정원 80명으로 설립됐다.

올해 2학년으로 올라가는 학생들 대부분은 지난해 12월 기말고사를 치른 뒤 방학기간에도 하루 8시간씩 4주간 토익 특강을 들었다. 학생 입장에서는 영어 실력을 키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특강을 수강한 뒤 학교로부터 장학금도 받았다.

학생들은 올해 1월 중에는 항공기체기능사, 항공기관기능사, 항공산업기사 등의 자격증 시험에 대비한 특강을 3주간 수강했다. 2월에는 항공기 엔진, 기체, 착륙장치, 전자장비 등에 대한 이론 및 실기 수업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다.

구미대는 올해 헬기정비과 모집 정원을 50명으로 줄이고 대신 항공정비과(정원 30명)를 신설했다. 이를 통해 헬기는 물론 모든 항공기의 정비 관련 전문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할 수 있게 됐다.

구미대 헬기정비과는 육군과 '학군 제휴 협약'을 맺고 우수한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교육과정에는 항공기관, 항공 기체, 헬기정비종합실습, 전기전자회로실험 등 전공과목 외에 군에서 권장하는 과목(전산학, 한국사, 리더십, 국방체육, 군대윤리)도 포함돼 있다.

송병호 헬기정비과 교수는 "항공정비 관련 이론과 전문기술을 익힌 학생들이 졸업 후 육'해'공군의 기술부사관, 군무원, 민간항공사, 항공기 제작업체 등 여러 분야에서 꿈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공군기술부사관 많이 진출-경북전문대 항공전자과

영주시 대학로에 위치한 경북전문대 항공전자과는 항공우주산업의 핵심인 항공전자 부문의 정비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2006년 개설됐다.

항공산업 중 항공전자 부문의 발전 가능성을 미리 내다보고 다른 대학보다 한발 앞서 관련 학과를 신설한 뒤 항공기 전자장비 정비인력을 육성하고 있다.

경북전문대 공학1관 강의실에는 항공전자과 2014학번 신입생 40여 명이 입학 전에 미리 나와 특강을 들으며 영어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대부분 외지에서 온 신입생들은 지난 1월 3일부터 2월 8일까지 대학 기숙사에 머물며 하루 8시간씩 공군기술부사관 시험 과목인 영어 특강을 수강하며 자율토론 학습에 참여하고 있다.

항공전자과 재학생 40여 명도 지난 1월 6일부터 2월 8일까지 전자산업기사, 정보처리기능사 등 자격증 시험에 대비해 특강을 듣고 있다. 재학생들은 항공전자과 교수진으로부터 전자회로, 회로이론, 전기자기학, 전자계산기일반 등 관련 과목의 강의를 들으며 실력을 쌓고 있다.

이 대학 항공전자과 학생들은 졸업 후 공군 기술부사관으로 많이 진출한다. 지난 8년간 항공전자과 졸업생 200여 명이 공군 기술부사관 임관시험에 합격했다. 지난해 11월 시행한 공군 기술부사관 시험에는 항공전자과 학생 17명이 합격했다.

박인호 항공전자과 교수는 "항공기 전자부품의 업그레이드 주기가 갈수록 짧아져 항공전자산업의 성장 가능성과 함께 학과 경쟁력을 더 높일 수 있다"며 "공군 기술부사관 임관, 4년제 대학 편입, 민간항공사 취업 등 졸업생들의 취업문이 넓은 편"이라고 말했다.

◆'군 특성화 고교' 선정-경북항공고등학교

영주시 풍기읍에 위치한 경북항공고등학교의 입구에는 F-5 항공기가 하늘로 날아갈 듯한 모습으로 전시돼 있어 항공 특성화 학교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교내 실습실에는 F-5 전투기, 헬기 등 각종 항공기가 8대나 된다. 항공기 엔진, F-5 항공기 착륙장치 교재, 기체정비 실습교재, 전자회로 실습교재 등 각종 학습장비가 잘 갖춰져 있다.

이 학교는 1954년 풍기고등학교로 개교한 뒤 1995년 풍기공업고, 2001년 영주과학기술고, 2007년 경북항공고 등으로 교명을 변경했다. 경북항공고로 교명을 바꾼 후에는 우수한 학생들이 입학해 항공기술을 익히며 큰 꿈을 키워가고 있다.

경북항공고는 항공전자과, 항공정비과, 헬기정비과 등을 운영하고 있다. 헬기정비과는 올해부터 자동차 정비관리과를 대체해 헬기정비 인력을 양성하게 된다.

2007년 11월에는 국방부로부터 '군 특성화 고등학교'에 선정됐다. 2008년부터 공군 항공기정비 및 육군 헬기정비 분야의 군 특성화반을 운영하고 있다. 군 특성화반의 교육과정을 이수한 학생들은 졸업 후 군에 입대해 의무복무 기간을 거쳐 전문하사로 임관한다. 의무복무 기간 후에는 협약대학을 통한 원격학습으로 군 전문학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군에서 인정받은 사람들은 장기 기술부사관으로 근무할 수 있으며 전역을 할 경우 취업알선을 통해 산업체에서 일할 수 있다.

김병호 경북항공고 교장은 "2014학년도 신입생 모집(112명) 경쟁률이 3대 1로 높았다"며 "졸업생 120명 중 75명은 입대 후 단기부사관으로 진출하고 나머지 45명은 대학에 진학하거나 항공업체에 취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천'민병곤기자 minbg@msnet.co.kr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협찬:프라이드경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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