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꽃님
겨울 혹독 추위에도
서로에게 입김 불어넣어
반들반들한 파란 잎에
연붉은 꽃봉오리 밀어올린다
주인이 다가가면
배시시 웃음 짓고
물 조리개 소리에 꽃잎 활짝 열고
웃거름 뿌려주면
실타래처럼 엉킨 뿌리가 꿈틀거린다
창가에 따스한 햇살이 스며들어
잠에 겨운 듯 꽃잎 내리고
인근 교회 기도 소리에
묵상으로 겨울을 건넌다
더러는 자그마한 새끼 움을 틔워
분양의 손길 기다리며
이웃집 환한 웃음 주려고
새봄을 기다린다
이문직(안동시 법상윗 3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