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가족으로 부부 두 사람 중심의 현대식 결혼생활은 가족 기능과 역할이 과거보다 대폭 변화되었다고들 하지만 막상 결혼생활을 하는 여성들에게 시댁은 예상치 못한 권위와 질서가 요구되는 상위 가족임에 틀림없다. 어떤 측면에서 시댁은 새 둥지를 만든 부부에게 여러 가지 보호와 자원을 제공하는 '베이스캠프'역할을 하기도 하고 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부부간 다툼과 갈등의 요소를 보면 의외로 고부갈등의 문제가 많다. 며느리 입장에서 보면 친정과 사뭇 다르기만 한 시댁의 문화와 분위기가 정신이 아뜩할 정도로 새롭다 못해 위기감마저 들 때도 있다. 거기에다 양쪽 사람들은 각자의 삶의 방식, 특히, 초기 원 가족에게서 학습되어진 사고와 가치, 언어, 행동, 삶의 대처방식 등 다양한 경험의 습관대로만 세상을 보기 쉬우니 서로 간에 얼마나 좌충우돌할 일들이 많겠는가. 그래서일까. 많은 며느리들이 시댁과 원만한 인간관계의 비결을 배우고 싶어하는 이들이 많다.
결혼한 여성이 시댁 식구들과의 화평하게 지내는 데에는 몇 가지 원리를 이해하는 데서부터 그 방법이 선택되어져야 할 것이라 본다.
첫째는 모든 사람의 행동을 인과론(因果論)적 관점에서 만들어진 결과라는 것을 수용하는 것이다. 시댁 가족들의 문화도 마찬가지이다. 그 댁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서 그렇게 말하고 행동하는 결과가 만들어진 것이리라. 어느 날 인연이 되어 갑자기 '시댁 삶의 차'에 올라탄 며느리는 절대로 그 문화를 무리하게 바꾸려다가는 관계만 틀어지는 것을 경험한다.
둘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며느리인 자신을 귀히 여기라. 어떤 상황에서도 주눅들지 말고 정직하고 당당한 모습으로 예의를 갖추어 자기감정과 생각을 차분하게 주장하는 것이 필요하리라. 자기를 귀하게 여기면 상대도 귀하게 대해주기 때문이리라.
셋째는 가족 간 차별이 있을 땐 사랑받는 형제의 비결을 배우는 게 훨씬 낫다. 그리고 사랑받기 위해 헌신하지 말고 자신이 행복하기 위해 헌신하자는 것이다.
필자의 이런 생각들은 원만한 시댁과의 관계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성인 자녀세대의 효행의 이데올로기로만 부모세대의 행복이 지탱되어서는 안 된다는 관점에서이다. 이제 바야흐로, 시대는 효행(孝行)의 패러다임에서 조화(調和)의 패러다임으로 가야 할 때이기 때문이다.
김미애 대구과학대 교수 대구복지상담교육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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